위로 좀 받고 싶습니다...^^ (긴글입니다 ㅜㅜ)

바닐라라떼 2014.12.16 09:33:02

안녕하세요, 몇 번 질문 글로 인사드렸던 바닐라라떼라고 합니다.


먼저 몇 번 뵌 적도 없는데 넋두리하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사람일이라는게 마음먹은 대로 안된다는걸 깨닫고 있는 사회 초년생입니다.  여기에 저보다 인생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 대부분이신 것 같아 조언을 받아보고자 합니다.


대학을 이번 5월애 졸업하기 전, 4월에 인터뷰를 본 대기업 회사가 있었더랬습니다. 생물학 전공에 대학도 아이비리그가 아닌 그저 주립대라 진로선택에 한창 고민이 있었을 때 였습니다. 이력서에 전화인터뷰 후 오지않는 답변 등등에 지쳐가고 있던 터에 연락이 온 회사라 어찌나 반갑던지요. 게다가 하는 일도 제가 꼭 찾던 분야여서... 그리고 쉽게 찾을 수 없는 분야여서 너무도 기뻤습니다. 


디렉터와 1:1 인터뷰 하기 전날까지 잠도 제대로 못자면서 이런답변 저런답변 회사 이름 철자의 뜻까지 외워갔으니까요.

인터뷰는 그럭저럭 끝나고 결과를 기다렸는데 몇 번이고 리크루터한테서 '너는 final list안에 들어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는 답변까지도 들었지만 결국,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때 참 살이 많이 쪘었네요. 엄청 말랐었는데.


그 후로 그냥 그 회사보다는 훨씬 작은, 뭐 너무 작진 않지만 중견사이즈 동종업계 외국회사에서 7월부터 일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많이 멀지만, 연봉도 적지만 그래도 처음 가진 직장이니까 열심히 일하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고 10월 말쯤 되었을까요? 4월에 인터뷰 본 회사의 리크루터에게서 연락이 다시왔습니다. 똑같은 포지션 하나 나왔는데 지원해 볼 생각이 있느냐, 예전 기회에서 close backup candidate이라서 아직도 관심이 있는지 궁금하다면서요. 제가 지원을 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연락을 온 것은 처음이라 기뻐하며 관심있다고 다시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날 바로 지원서를 넣고, 이력서도 다듬고... 혹여 인터뷰 다시보게되면 무슨 대답을 할지 생각하면서까지요. 하고 있던 일도 손에 안잡히고... 붕 떠 있었나봅니다.


그러고 한달 쯤 지나 궁금해져서 진행상태를 물어보니 다른 candidate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고, 이게 다 끝나면 너를 포함해서 다시 평가할 거라고 합니다. 그러고 디렉터가 너의 인터뷰를 잘 기억하고 있으니 오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합디다. 이상했지만 공개적으로 구인정보가 올라왔으니 형식적으로라도 인터뷰를 봐야한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어서 그러려니 했습니다. 점점 이렇게 저렇게 질질 끌리더니... 오늘에는 포지션 오프닝 자체가 내부적인 이유로 캔슬되었다고, 나중에 다시 열리게 되면 꼭 연락주겠다고... 하는 답변을 받았네요.


허탈합니다. 졸업 전에도 질질 끌면서 나를 힘들게하더니, 이제는 지원도 안했는데 연락하고선 희망고문을 해주다니요... 참... 돈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라고 하는 것 같지만 어리다 보니 돈이 중요하게 보이고, 하고 싶은 일이었다보니 어떤 포지션보다 집착이 심했습니다.  일도 손에 안잡히고 내가 뭘 잘못했나 싶습니다. 열성있는 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그 쪽회사애 관심이 있다는 열정까지 충분히 어필했다고 생각했는데.....


사는게 참 쉽지가 않다는 것을 다시 느낍니다. 내가 못나서 그런 것 같아 자책감도 듭니다. 장남이라서 내가 잘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어떤애들은 의대도 간다는데 하면서 들려오는 소리에 위축되는 자신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될까요.... 정말.... 길을 잃은 것 같습니다... 


혹시 제 글이 언짢으시다면 댓글 남겨주시면 알아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일모아 사이트에 대해서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