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시즌을 맞아 우리 동네 야구도 시즌을 시작했다.
내야도 외야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에 어정쩡한 자세의 수비수들
플라스틱 배트이다 보니 한 손에 쥐고 치는 타자까지
엇듯 긴장감이 없어 보이지만 사소한 것에 목숨 거는 '중년 남자'들이 그럴리 없다.
비록 고성이 오가지는 않지만 시합 내내 긴장을 놓지 않는다.
매 경기 기록은 저장, 블로그에 공표하니 소리 없는 중년의 자존심 싸움이 생긴다.
우린 좀 색다른 룰이 있다. 타격 처럼 피칭도 모든 선수가 한 이닝씩 돌아가면서 던진다.
또 양 옆 농구대에 파울공이 들어가면 만루 홈런이다. (작년 가을 역대 두번째 '후프슬램' 이룬 투타자)
경기 끝나고 사진 찍자니 폼 잡은 중년 '아재'들. "씨 유 넥스트 새터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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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시즌이 기다려 지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 동네 맨손야구도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이 동네 모임이 만들어 진지 10년 째, 제가 가입한 건 9년째입니다.
대여섯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30 여명, 매 주 10여명 안팍이 참가합니다.
저는 유일한 외국인으로 모임을 졸지에 '인터네셔널' 리그로 만들어 버리고,
성적도 제법 좋은 편이라 관심 받는 기분도 들어 매주 참가하는 편입니다..
위플(wiffle) 볼이라고 하는 구멍 뚫린 플라스틱 공은
어느 아빠가 아이에게 변화구 던지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고안했다고 합니다.
저도 그런 아빠의 마음을 담아 즐겁게 열심히 '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