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들의 여행기_5 (Rapa Nui_이스터 섬)

Han 2016.04.30 15:45:38

산티아고 세번째 날, 

피아노 공연이 있기 서너시간 전에 Han은 혼자서 산티아고 한인 마트를 찾아 갔습니다.


이스터 섬의 여행 후기를 검색해본 결과

'모든 것이 그 곳에서는 비싸다'는 정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로 네 다섯시간 본국에서 떨어진 외딴 섬,

식료품을 비롯한 각종 물건들의 값이 비쌀 수 밖에 없겠지요.


호텔 와이파이로 마트 검색,

호텔 위치와 가장 근접한 곳을 찾아 주소 메모.

그리고 구글 맵에 주소 검색, 호텔 문을 나섭니다.


고심한 끝에 손에 넣은,

진라면 5개포장 한 팩,

삼분 카레 두개,

낚지 덮밥 두개,

햇반 네개포장 한 팩,

조그마한 오이 짱아찌와 매콤한 무 말랭이

그리고 김밥 두 줄.


호텔로 돌아와 사온 짐을 내려놓고 탁자에 김밥 두 줄을 올려 놓자,

간식거리를 꼭 사야 직성이 풀리는 30대 중반의 아들을 보시곤

어머님은 말씀 하십니다.


'아들, 컵라면도 사지 그랬어. 

 김밥 컵라면이랑 같이 먹으면 속이 개운한데.'


아,,,여사님. ^^;


이렇게 준비된 비상식량을 고이 품은 모자의 짐 가방은 

산티아고 공항, LAN항공 체크인 카운터에서 비행기로 보내집니다.


'이스터 섬' 여행객의 많음을 증명하듯이,

국내선 카운터 중, '이스터 섬' 전용 카운터가 있더군요.

슬쩍슬쩍 여행객들의 손에 쥐어진 것들을 보니,

미국 여권이 많이 보입니다.

'같은 아메리카 대륙이어서 다른 곳에서의 여행자들보다 많은가보다'라고 혼자 넘겨짚어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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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찍고 보딩후,

모자는 정말로 죽은듯이 잤다고 승무원 언늬는 말씀하시더군요. 허허.


엇 저녁,

잠을 설치며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잠을 거의 못잤으니,

골아 떨어질만도 했겠지요.

꼭,

수학여행 전날 부푼기대감으로 잠 못이루다, 여행가는 버스안에서 골아떨어지는 학생때의 그 모양과 흡사했습니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리고,

비행기에서 나가려는데, 문앞에 사다리네요.

사다리를 내려오니, 정말 활주로에 공항 건물 하나가 전부인 자그마한 시골 공항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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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을 이용한지라, 

별다른 보안검색없이 짐을 찾고나와 숙소 픽업을 찾습니다.


꽃바지를 입으신 늘씬한 남미언뉘 반갑게 맞이하시고 꽃 목걸이를 목에 걸어주십니다.


이스터 섬에서의 우리모자의 안신처는, 

아파트형의 숙소를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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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메인 사진으로 올라왔는 곳이, 

모자가 사용했던 곳입니다.


구조는 두 개의 침실,

거실 겸 주방, 

화장실,

그리고 널직한 발코니로 되어있습니다.


급한일이 있으면 이 번호로 연락하라며 본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남기고 꽃바지 언니는 모자의 숙소를 나가기 전 한말씀 더 하십니다.


'내가 목에 걸어준 꽃 목걸이, 문에 걸어놔.

여기 전통인데 그럼 복이 온디야'


이 꽃 목걸이 덕일까요

모자는 이 섬에서 축복받은 여행을 하게 됩니다.


꽃바지 언니가 가시고,

대략 5분 후,

비가 옵니다!

비가 무지하게 옵니다!


사실, 호주에서부터 계속 이스터 섬의 날씨를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일기예보에서는 엄마와 Han이 이 섬에 머무르는 날들 내내 비가 온다고 예보를 하더라구요.

이런, 닝기리.


'설마설마'했었지만,

아직 짐도 풀기 전에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보고 

모자는 얼굴만 빤히 처다 봅니다.


어쩌겠습니까,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이럴때는 만사포기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차 한잔 마시는것이 정신건강에 좋습죠.


'이스터 섬'

본토에서 비행기로 4시간이 넘게 떨어진 이 외딴 곳에서 모자는 

한국 커피믹스를 '호로록' '후르륵' 마십니다.


커피도 한잔 마시고,

짐도 풀어 놓고,

비상식량정리도 하고나니,

빗 줄기가 점점 가늘어 집니다.


우리의 여사님, 주섬주섬 우비를 꺼내시고는 한 말씀 하십니다.

'아이, 나가자! 이정도면 나가도 쓰겄다.'


함요, 

여기를 오려고 멀리 호주에서부터 왔는데

아니 울 엄니는 한국에서부터 오셨는데,

비가 좀 온다고 가만히 오후의 차만 한잔 할 수는 없습죠.


산티아고에서 이스터 섬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대략 오전이었고,

대략 4 ~ 5 시간의 비행, 공항 픽업 그리고 짐 정리.


이때가 오후 5시 정도 되는 시각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흐린 날씨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제 해가 슬슬 저물 시간이 가까워온지라, 하늘은 많이 어둡더군요.


엄마는 우비,

아들은 보라색 우산을쓰고 우리는 '항가 로아' (Hanga Roa)읍내로 나갑니다.

딱 '읍내'라는 표현이 적절한 조그마한 시내이지요. 


읍내에서 바닷가로 향하는 도중, 

뭔가 눈에 잡힙니다. 


우와!

첫 모아이 상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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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이와 사진을 찍고나서 보니,

어느덧 비가 그쳤습니다.


계획없이 발길이 닿는대로 걸어봅니다.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어두운 푸른빛으로 바뀌는 하늘과 바다의 조화가 어찌나 멋지던지요.

그리고 흐린 이스터 섬의 날씨의 사진은 낭만적이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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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걷기만 해도 좋은 곳 입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우체국에 들렀습니다.


남들 하는건 다 해봐야지요?

인터넷 여행기에서 알아낸 정보로 우체국에서 모아이 도장을 여권위에 살포시 찍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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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밖에 나가는데 위험하게 여권을 굳이 챙겨가지고 나가느냐며 핀잔이시던 여사님도,

엄마 여권에 '딱'하니 찍힌 '모아이' 도장을 보시면서 내심 좋으신가 봅니다.


모자의 이스터 섬에서의 첫 산보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와, 

저녁으로 먹을 라면을 끓이는데,

하늘이 갈라지듯 비가 내립니다.


정말 엄마와 Han이 외출했던 그 두어시간동안 비가 잠깐 그쳐준 것이,

저 문에 걸어둔 꽃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이스터 섬을 떠나는 날까지 

모자의 숙소 현관에는 두 꽃목걸이가 걸려 있었습니다.



=당부= 


후에 이스터 섬 여행계획이 있으시다면 꼭 기억하세요.

국립공원 입장권을 비행기에서 내려 바로 꼭 사세요.


여사님과 Han은 너무 기쁜나머지 이 입장권 구매를 깜빡 잊어버린 댓가로,

입장권 사무실을 찾아 20여분을 헤메였습니다.

특히 차를 빌려 여행을 하지 않으실거라면,


국립공원 입장권,

'꼭' 비행기 내리자마자 구입하세요 !




-사족 1-


이스터 섬에서의 첫 째저녁,

침대에서 뒤척이다 무심코 구글 맵을 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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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합니다.


'헤헤'거리며 있는데 옆방에서 엄니 말씀하십니다.


'아들, 히죽거리지 말고 자라!'



-사족 2-


인터넷 여행기를 통해 얻은 정보입니다.


'이스터 섬'은 서양인에게 부활절에 발견된 섬이라는 이유에서 '이스터 섬'이라고 불리운다고 합니다.

섬의 본 이름은 '라파 누이'(Rapa Nui)로 '커다란 땅'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제부터는 '이스터 섬'이라는 말보다 '라파 누이'라고 써야할것 같습니다.


인터넷 여행기의 어느 분의 말씀처럼,

한국의 '제주도'가 서양의 누군가 크리스마스에 발견했다고하여,

'제주도'대신 '크리스마스 섬'이라고 지칭된다면 

글쎄요, 저는 좋은 기분은 아닐거 같네요.


-사족 3-


라파누이의 모아이는 섬 곳곳에 널려있습니다.

언덕에, 산 중턱에 심지어는 스쿠버 다이빙을 해서 바다 속으로 들어가야 볼 수 있는 모아이도 있다고 합니다.


라파누이에서의 관광은 차를 빌려 관광할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그리고 섬의 모아이 지도를 보고 모아이를 찾아가는 것,

흡사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즐겁습니다.


-사족 4-


'읍내'라고 표현했던 섬의 모든 기반시설이나 가계가 밀집된 곳이 '항가로아' (Hanga roa)입니다.

아마 라파누이에서 머무르실 때, 대부분의 분들이 이 항가로아에 머무르게 되실 것 입니다.


첫 째날은 이 항가로아에서 한가로이 이스터 섬을 느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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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5-


이스터 섬을 오가는 란 항공은 두개의 루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보편적인 루트는 본국 산티아고를 통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동쪽의 파페테공항을 통하는 것입니다.

다만 파페테공항을 통해 오가는 비행기 운항수가 많지 않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꼭 다음번에는 친구들과 라파누이에 가고 싶어지네요.


다음번에는 호주 -> 뉴질랜드 -> 파페테 -> 라파투이-> 산티아고 -> 호주

이런 일정을 짜 보면 어떨까하고 심히 고민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