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X 에서 하룻밤 (인터네셔널 - 터미널 6 연결통로 + LAX 라운지 이야기)

날아라병아리 2016.05.11 14:30:32

안녕하세요. 날아라 병아리입니다.
마일모아를 알고 야금야금 오픈한 신용카드들과 카드가 늘어날수록 하나둘씩 따라오는 라운지 혜택에 심취하다 비행기 놓쳐버린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로 첫글을 올립니다.


때는 바야흐로 어제 이맘때인 오후 5시쯤, 긴 국내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갈 저녁 비행기를 타기위해 LA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마모에서 배운대로 글로벌 엔트리 신청을 해서 TSA free check으로 비교적 편안하게 게이트를 통과하고 여유있게 KAL 라운지를 가기 위해 Tom Bradley International Terminal 로 들어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마모에 글을 올릴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사진은 없네요. 봉다루님 리뷰에서 본것처럼 확 트인 전망과 반가운 신라면, 바텐더 없는 셀프 와인바가 있었어요.
저녁 8시가 되어, 가볍게 KAL라운지 투어를 마치고 비행기를 타러 알라스카가 있는 터미널 6로 갑니다. 터미널 6에 있는 알라스카 보드룸에 도착합니다. 알라스카 라운지에서 가장 반가웠던건 스낵도 맥주도 아닌 장난감과 영화가 틀어져있는 놀이방!!! 여행중 가장 큰 짐인 3살짜리 꼬맹이를 놀이방에 자발적 감금을 시키고나니, 온몸의 긴장이 풀리더군요. 그 상태로 맥주가 한모금 들어가니 몽롱해졌습니다. 비행기 출발이 10시 5분이라서 2시간이나 남았다는 신랑의 말만 철석같이 믿은게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였습니다...

9시 55분, 신랑이 다급하게 말합니다.

"비행기 출발이 10시 5분이야."

"?!?!?!"

그랬습니다. 10시 5분은 보딩 시작이 아니라 비행기 출발 시간이였던것입니다. 보딩은 이미 9시 25분에 시작했던거죠.
게이트로 가서는 너무 늦은걸 깨닫고 멘붕에 빠집니다. 게이트에서 알라스카 직원이 어딨었냐고 여기저기 방송을 세번이나 했다고 합니다. 라운지에 있었다니까 라운지에는 방송을 안했지만 티켓에 보딩시간 잘못본건 니잘못이라 합니다. 맞는말이라 할말이 없습니다.

두시간 뒤에 1stop 해서 동부로 가는 비행기를 탈지, 다음날 저녁비행기를 탈지 고민하다가 1stop을 타고 가려고 결정했는데, 그 사이 10자리 있던 좌석이 꽉 찼다고 합니다.

어쩔수 없이 하루 늦게 비행기를 타기로 결정하고 라운지로 돌아옵니다. (저희가 그렇게 비행기를 놓친후, 그 다음비행기들은 미탑승손님 찾는 방송을 드디어 라운지에도 하더군요.. 어젯밤, 그리고 오늘도...ㅠㅠ)호텔을 찾습니다. 공항근처 셔틀운행하는 곳으로 찾습니다 (아이 카시트를 이미 부쳐서요). 밤 11시, 온라인으론 예약이 안되서 전화합니다. 하얏, 힐튼, 쉐라톤... 리스트에 있는 마지막 호텔까지 전화합니다. 남는방이 없답니다. 머리가 안돌아갑니다. 이때 신랑과 저는 실성한채로 웃기 시작합니다. 다행이 아이는 유모차에서 뻗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희에게 남은, 인정하기 싫은 단 한가지 방법은 공항에서 버티기. 밤 11시 50분, 알라스카 라운지는 이제 10분 뒤면 닫는데... (여기서 깨알같는 알라스카 라운지 오픈시간 새벽5시~밤12시 입니다ㅋㅋ). 일단 라운지를 나와서 자리를 잡으려고 보는데, 팔걸이 안올라가는 1인용 딱딱한 의자들밖에 없습니다. 환청인지 건물을 깨부수는 소리가 들리고 환각인지 네온조끼를 입은 사람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코너를 돌아보니 주황색 티셔츠에 safety라고 써진 네온조끼와 헬멧 고글을 장착하신 한분이 사다리 위에서 작업중이셨습니다. 바보같이 공항 일찍와서 딴짓하다 비행기 놓쳐버린 티를 안내려고 최대한 자연스레 다가가서 물었습니다.



"아직까지 일하시나봐요?" -병아리

"아직이라뇨. 방금 일 시작한걸요."-네온조끼분

"@.@?????? 방금...요??" -병아리

"밤새~~도록 할겁니다. 허허."-네

"힘드시겠어요. 혹시 다른 터미널도 공사하나요?"-병

"일단 우리 회사가 하는곳은 터미널 1,2,3,4,5,6 그리고 인터네셔널이 해요." - 네

"........어디 터미널에 공사가 많은가요?"-병

"이 터미널 (6)이 심한 편이구요. 1,2,3,4,5,,뭐 거의 다 큰공사예요."-네

"아...그..그렇군요...LA 공항이 많이 좋아지려나보네요.. 수..수고하세요."-병


또다른 잔혹한 현실을 맞이하는 순간이였습니다. LAX 공항은 지금 대대적 리노베이션중이라 불편을 끼쳐 미안하다는 방송을 흘려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대한항공 라운지 앞에 소파 비스무리 했던 공간이 불현듯이 스쳐갑니다. 그 불확실한 기억을 믿고 인터네셔널로 다시 갈 준비를 합니다. 신랑에게 유모차와 짐을 맡기고 저혼자 원정길에 나섰습니다. 원래 터미널 4와 6사이에 셔틀이 다니는데, 자정이 넘어서 셔틀운행이 중단되었습니다. 눈앞에 끝이 안 보이는 터널이 있는데 그 끝까지 가면 뭐가 있을지 궁금함 반, 터널 따라가도 아무것도 없을까 두려운 맘 반, 저절로 한숨이 나오더군요. 그렇게 터널을 보며 한숨만 쉬고 있는데, 누가 제게 왜그러냐고 묻더라구요. 뒤를 돌아보니 공항 내 오픈카트 운행하시는 분이셨어요.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인터네셔널까지 걸어갈수 있다고 길을 알려주셨죠. 그래서 신랑과 아이, 유모차를 끌고 피난길에 오릅니다. 카트 운전하시는 분이 아직 그 자리에 계시더라구요. 저희를 보시더니 딱한 얼굴로 태워주시겠다고... ㅋㅋㅋ그래서 아저씨 덕택에 터널 끝까지 쉽게 왔습니다. 참고로 터널이 엄청 깁니다. 셔틀 있는시간엔 셔틀 추천합니다.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인터네셔널 터미널에 소파 비스무리한 공간이 있었습니다. 사람도 거의 없고, 공사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저쪽에 보니 저희랑 비슷한 처지인 일일노숙 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불이 계속 환하고 뻥 뚤린 공간이였지만 너무 고단하여 누웠습니다. 한손에 유모차, 다른 한손엔 가방을 붙잡고 쪽잠을 잤습니다. 많이 잔것같은데 눈떠보면 새벽 2시, 그리고 또 다시 눈떠보니 새벽 5시, 그리고 알람이 울려(아이가 일어나) 일어난 시간이 오전 7시였습니다. 


대한항공 라운지는 아침 9시에 오픈이라 다시 라운지 서치에 들어갑니다. 새벽 4시부터 오픈한 부지런한 리운지가 있었으니 Terminal 4에 있는 AA 라운지. 원래는 AA 비행기 타야지만 입장 가능한데 이번만 입장시켜 주겠다고 해서 AA에 들어와서 베이글 한쪽과 커피를 마십니다. 이곳도 오아시스와도 같은 키즈륨이 따로 있습니다. 아침 9시가 넘어서 대한항공 라운지로 다시 이동해서 샤워를 하고 홈리스 꼴을 간신히 면합니다. 대한항공 라운지에서는 키즈룸이 따로 없는데 바로 아래층인 4층에 보면 애들이 놀수있는 play area가 있습니다. 소파가 보입니다. 어제 알았더라면 여기서 잤으면 좋았을텐데....생각이 드는걸 보면 살만해졌나 봅니다. ㅋㅋㅋ 


대한항공 라운지에서 나와서 다시 알라스카 라운지로 왔습니다. 하도 여러번 오가서 길을 외울 지경입니다. 마모에 길이라도 올려야겠다 생각에 사진을 찍습니다. 알라스카 라운지에서 마모에 글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지금 두시간째 라운지에 있는데, 계속 비행편마다 announce를 해줍니다.ㅠㅠ 30분마다 방송소리 엄청 크게 울립니다. 어젠 그렇게 조용하더니... 1시간 뒤부터 보딩 시작해서 비행기 타고 동부로 갑니다. 오늘 비행기는 잘 타고갈수 있겠죠? 이번 여행에서 잊지못할 피날레를 장식해준 사건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생고생하며 배운 통로인데요.


 Terminal 4/5/6/7쪽에서 international 로 가려면 터미널 4에서 "gate 41"을 기억하세요. 그 바로 뒤에 통로가 있어요.

International 쪽에서 terminal 5/6/7쪽으로 가려면 " gate 44" 주변에 셔틀이 있어요.  

Gate 44 옆에 엘레베이터가 보이는데, 그걸 타고 1층으로 가면 긴~~터널이 나오는데 터미널 5,6,7로 24시간 걸어갈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실분들:

AA lounge, Alaska board room에는 키즈룸이 있고, 공항안에 놀이터는 international 4층 버거집 뒤에있는 놀이터 하나입니다.


다음엔 좀 더 좋은 정보와 여행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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