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힐튼 리조트 (간단 후기)

헤이즐넛커피 2016.07.05 15:02:29
호우 경보와 태풍, 그리고 지진 (다행히 운전 중이었던 저희는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을 뚫고 (?) 남해 힐튼에 와 있는 헤이즐넛 이예요.
게시판에서 남해 할튼이 좋다는 글을 보고 포인트 + 캐쉬 (2만 포인트 + 약 10만원 = 세후 2만 포인트 + 약 11만원/1박) 로 예약을 해 두었고, 다이아 멤버라 원래 예약한 킹 스튜디오 스위트에서 (35평, 2인)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디럭스 스위트 룸으로 (45평, 4인) 업글되었어요. 얼마전 다녀온 제주 하얏에서의 기억이 너무나 좋았던 터라 기대를 하고 왔는 데 기대가 커서인지 실망도 크(?)네요.

방 업글은 미리 요청하지 않았지만 미리 인터넷을 통해 당일까지도 모든 종류의 방이 예약가능 한 걸 확인하고 간 터라 업글을 기대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예상대로고 좋았어요.

8시 경에 첵인을 했는 데 카운터에 담당 직원이 두분 이더라구요. 조식권 2장 (한장으로 두명 사용 가능)과 스파 이용권 4장 (한장씩 4장)을 주면서 스파는 어린이 (저희 애들이 마구 뛰어다녔습니다. ㅋㅋ) 이용시 6600원이라고 알려 주셨어요. 조식은 (할인 안 된 가격으로) 어른 27500원, 어린이 13500원 이라는 글을 인터넷에서 봤네요. 어차피 저희 가족은 조식 먹으러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어서 (다들 올빼미 형이예요) 그냥 하루에 몰아서 먹기로 하고 아예 가격도 안 물어봤어요.

예약시 제가 추가 수건과 (예약은 성인 두명으로 했거든요. 아이들까지 넣으면 스튜디오는 아예 검색이 되질 않아요.) 메모리 폼 베게를 부탁해 두었고 뷰가 좋은 방으로 부탁한다는 글을 적어 두었어요.
그런데 엑스트라 수건 2장 (마루에 따로 놓여 있었어요) 말고는 제 요청이 받아들여진 게 없네요. 방마다 있는 베게는 다 깃털 베게라 너무 폭신하고 (머리가 꺼지는 느낌. 아시죠?) 방은 한 층 정도만 더 높거나 바다가 잘 보이는 동 (1,2,3동이나 13동이 좋겠더라구요)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게다가 마루 전화기는 아예 먹통이라 (킹 베드방에 한 개 마루에 한 개, 총 두개의 전화기가 있습니다), 아침에 카운터에 물어볼 게 있었는 데 걸어서 갔다 왔어요. (남편 전화기도 방에 충전 중이었거든요)
저희가 배정 받은 방은 807호. 머-얼리서 바다가 약간 보이는 방이고 2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바다가 잘 보이는 방으로 바꿔줄 수 있는지 물어봤지만 "업글된 방으로는 그게 최선이다"라는 사무적인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이아 멤버 베너핏으로 웰컴 쿠키 (손가락 두마디 만한 과자 4개)와 350ml 물 두병을 주더군요. (방에도 물이 4병 더 있었어요.)

이미 네이*에서 후기들을 많이 찾아 읽어보고 간 터라 방 구조는 알고 있던대로 였어요. 가운데에 거실/미니바를 두고 양쪽으로 방/샤워부스/욕조가 있는 형태입니다. 아이들은 우리 집보다 넓다며 완전 좋아하는 군요. 웃픈 현실입니다. ㅠㅠ

인덕션(하나짜리)는 있는 데 조리도구는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인터넷 후기를 읽어보니 "취사 금지"라네요. 그럴거면 인덕션 설치는 왜 해 둔건지...) 포크 두개와 티스푼 한 개, 그리고 유리컵 네개가 준비되어 있는 주방 용품의 전부입니다. 아, 전기 주전자가 있긴 합니다. 저희는 미리 검색을 하고 컵라면과 물을 사 간 터라 많이 당황스럽지는 않았지만 조리를 할 계획이셨다면 난감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준비된 커피는 네스** 커피믹스. 제주 하얏에서 네스** 캪슐 커피가 하루 6개씩 준비되어 있던 거에 비하면 좀 약하죠?

아침에 일어나 (식구들은 아직 다 한밤중) 주변을 걸어보니 7동 앞이 수영장입니다. 리조트가 꽤 커서 수영장을 이용하실 계획이라면 7동으로 배정 받으시는 게 좋겠네요. (어제 조금 일찍 첵인 했더라면 7동으로 배정 받을 수 있었을까요?) 수영장 앞에 실내 놀이터도 있습니다 (아직 오픈 전이라 유료인지 확인 불가능). 실내 수영장은 아예 없고 실외 수영장만 있다는 데 9-6시 사이에만 오픈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6-9월 사이만). 물론 그 기간에는 추워서라도 (물이 데워져 있지 않고 자쿠지도 없어요) 수영은 안 하겠지만 살짝 아쉽습니다.
남편은 어제 5시간 혼자 운전한 여파로 아직도 침대에서 나오질 않네요.

서울은 중량교가 물에 잠겼다는 것 같은데 여긴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단잠에 빠진 둘째가 깨면 뭘 할지 행복한 고민을 좀 해봐야 겠네요. ^^*

업뎃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처럼 수영장에서 나오지 않은 아이들 덕에 하루 종일 호텔에만 있었네요. 수영장 앞에 있는 실내 놀이터는 무료이고, 수영장에서 수건을 주긴 하는 데 방 번호와 이름을 쓰고 싸인까지 하는 살벌한 시스템입니다. 안전요원이 한 명 있긴 했는 데 거의 쳐다보지도 않고 자주 자리를 비우더군요. 수영장 뷰는 아주 좋았어요. Infinity pool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은데, 물 떨어지는 곳에 플라스틱(수영장에 레인 표시할 때 쓰는) 줄을 걸쳐놓아서 사진 찍기가 힘들었어요. 유아용 (65cm) 풀과 일반 풀 (120cm)이 있는 데 둘 다 물은 따뜻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일반 풀 가운데로 가면 미지근한 물이 바닥에서 나오는 걸 미세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참고로 수영장 근처 (7동 바로 앞이예요) 에 투숙하는 분이 아니라면 수영복을 입고 한참 걸어야 할 수도 있겠어요. 샤워시설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이들이 6시 (수영장 닫는 시간)까지 물에서 안 나오는 바람에 나가서 밥 먹고 들어와 찜질방 이용하려던 계획은 무산되고, 시간을 아끼려 주문한 bb* 치킨을 (055-863-1203, 배달 됩니다. 한마리 시키시면 한마리 반이 오니 양 조절 하셔야 할 듯. 저희 4명이 2마리 시켰다가 반도 못 먹었어요. ㅠㅠ) 먹고 나니 이미 7시. 그래서 그랜드 빌라까지 산책을 하기로 했지요. 그런데 아이들과 (이미 수영으로 진을 뺀 터라) 걷기에는 좀 멀더라구요. 그래서 반쯤 가다 다시 주차장으로... 결국 일몰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ㅠㅠ

그랜드 빌라 옆에 Horizon이라는 식당이 있는 데 그 앞에서 보이는 바다가 예술이었어요. 다만 벌레에 엄청 뜯기니 (약 2분 동안 10여 군데를 물렸습니다. ㅠㅠ) 벌레 퇴치 스프레이를 필히 지참하세요.
오늘 경주로 가기로 했는 데 살짝 아쉽네요. 조식과 찜질방 이용휴기도 나중에 업뎃 할께요. ^^

업뎃2)

어제 오후 느지막히 남해에서 빠져나와 경주에 와 있어요. 간단히 조식과 찜질방 후기를 더해 볼께요.

우선 조식은... 라운지 조식보다는 확실히 선택의 여지가 많았지만, 4인 가족 8만원을 내고 갈 정도는 아니었어요. 과일 주스 네가지 (당근, 망고, 오렌지, 포도. 생과일 주스는 아니었어요)와 1.5리터 통에서 따라먹는 스파클링 워터, 그리고 정수기를 통한 물이 있었구요, 커피는 테이블로 가져다 줍니다.

땅콩죽과 클램 차우더 (땅콩죽이 맛났어요), 미역국이 있었고, 불고기, 돈가스, 미니 해쉬 브라운, 베이컨 정도가 따뜻한 요리였네요. 한쪽에선 오믈렛도 만들어 주셨는데 주문하면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요리사분이 계속 만들고 계세요. 그래서 저는 차가운 오믈렛을 먹어야 했습니다. 만들어져 있는 걸 가지고 가라 하시더라구요. ㅠㅠ 삶은 달걀도 있었는 데 차갑길래 집었다가 패스 (제주 하얏은 완숙/반숙이 항상 따뜻하게 준비되어 있었어요). (미리 구워놓은) 와플과 생크림도 있었는 데 이것 역시 차가와서인지 저희 둘째가 두번 도전했다가 두번 다 반만 먹었어요. 그리고 각종 빵과 과일 (오렌지, 참외, 리치), 그리고 밥과 밑반찬, 샐러드가 있었네요. 음식도 골고루고 했는 데 전체적으로 두번 손이 가는 음식은 없었고, 가져온 음식들도 겨우 먹었네요 (제가 평소에 음식을 안 남기는 습관이 있어서..)

직원이 많이 있었음에도 커피 리필이나 빈접시 치우기가 신속히 이루어 지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이날 아침 식사하러 온 나문희씨랑 박원숙 씨도 볼 수 있었네요.

밑에 댓글에도 썼지만 이번 호텔의 하이라이트는 (여러면에서) 찜질방 이었어요. 복층이라 위에는 남여 목욕탕(?)이 있고 한층 아래로 내려가면 찜질방이 나오는 구조입니다. 여탕은 실내 냉/온탕과 한쪽 면이 통유리로 가려진 실외 온탕으로 이루어졌는 데 사람도 거의 없고 한산해서 좋았네요. 필요한 물건이 치솔만 빼고 다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찜질방 이용시 작은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는데 여러분의 의견을 묻습니다. 남여 목욕탕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식당 반대편에 있고, 입구에 당연히 지키고 있어야 할 직원이 나올때 보니 없어서 벨을 누르고 나왔는데요 (지주 있는 일인지 "직원이 필요하면 벨을 눌러주세요"라는 메모와 함께 (임시로 붙인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설치된 거였어요) 벨이 있더군요. 반쯤 열린 옆방을 보니 남자분이 앉아 계셜어요 (여자 탈의실 바로 앞이었는데 말이죠). 벨을 누르니 바로 직원분이 나오긴 했지만 (키 반납을 위해) 세 모녀가 탕 전체를 독차지 하고 있다 나온터라 썩 기분이 좋지는 않더군요. 누가 막 들어가도 제지할 사람이 없었다는 이야기니까요.

그/런/데 밖에서 기다리던 남편은 그 황당한 일을 직접 겼었다네요. 혼자 있던 남자 사우나 탈의실로 비구니 한분과 두세명의 여자분이 걸어들어왔다지 뭐예요? (남편은 완전히 탈의한 상태였답니다..ㅠㅠ) 아마 입구에 직원이 없어서 벌어진 일인 것 같아요. 위에도 썼지만 전체적으로 직원은 많/은 리조트 입니다.

로비에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죄송합니다라는 답변만 돌아오더군요) 메니져 이메일 주소를 요청했는데, namhae@hilton.com 이라는 명함을 주더군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저는 사실 익스피디어 같은 데 후기로 남기고 싶은데, 그게 최선인지 모르겠네요.

사실 처음으로 (그리고 아마 마지막이 될 거예요) 다이아를 달고 한 투숙이라 여러모로 기대를 하고 갔는데, 서비스가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동안 게시판에 올라온 남해 할튼에 관한 글들은 다 긍정적이었는데 저만 까다로운건가 싶기도 하지만, 이런 후기도 읽으셔야 기대치를 낮추고 더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것 같아 올려 봅니다. 남해 힐튼 가실 계획 있는 분들은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