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에 의한 상사 평가

정혜원 2016.08.10 14:36:15

제가 있던 그 회사에서 제 보스의 보스가 은퇴하면

제 보스가 그 자리로 승진하기로 긴 세월동안 묵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근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데

뜬금없이 직원들로 하여금 매년 자기 보스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도입되었습니다.


제 보스가 딱히 나쁜 사람은 아니었지만

여러모로 직원보다는 회사를 우선시 하는 타입이었는데

직원 평가에서 심각하게 나쁜 결과가 나왔습니다.


제 보스의 보스가 비행기를 타고 날라와서

저희 팀을 모두 불러 놓고서

이러한 결과가 제 보스가 진급하기에 얼마나 문제가 되는지를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은유적으로 간곡히 설명하였습니다.


그 다음해에도 

역시 결과가 안좋게 나왔고

또 다시 제 보스의 보스가 직원들을 모아 놓고

또 한번 간곡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 다음해에도 역시 결과는 안좋았고

이제는

모두들 포기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 보스의 보스가 은퇴하고

제 보스는 진급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보스의 보스가 영입되고

제 보스는 사표를 내고.


이러한 시스템을 경험해 보신분들 계시면

이러한 시스템이 좋다고 생각하시는지

나쁘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하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요새 생각해보니

직원들은 확실히 상부에서는 보지 못하는 면을 보기는 하지만

부하직원으로 보는 면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과연 보스의 평가를 하기에 적합한지는 또 의문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