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에서 내린 1, 2호, 이번주에 긴 방학을 마치고 새 학년을 맞았다.
즐거운 아이들, 개학 첫날 학교 가기 힘들었던 내 기억과는 다르다.
이웃에 등교 첫 날을 담는 가족들 모습이 더러 보인다.
나도 1학년 2호, 2학년 1호가 같이 등교하는 작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날은 '선택적함구증'으로 3호가 상담치료를 받는 날이라 분주했는데도.
병원에서 기다리는 말똥말똥한 표정이 오히려 걱정도 됐고,
상담을 마치고 나온 3호 표정이 밝아 안심했지만 마음 한구석은 아렸다.
그랬던 3호, 올해 그 시간에는 먹다 흘린 시리얼을 쓸어 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작년 2호가 입었던 옷도 물려 받았다. 마음도 몸도 많이 컸다.
아직 개학하지 않은 3호, 형들을 마중하러 학교 갔다.
얼마전 까지 무섭다고 피하던 놀이기구에 자주 오른다.
오르고 내리며 방긋 웃어주는 여유까지
기다리던 1, 2호가 왔다. 개학 첫날이 끝났다.
같이 놀길 기대했던 3호, 오자 마자 숙제하는 1, 2호 때문에 잔뜩 골이 났다.
재밌다면서도 힘들었는지 배고프다길래 짜파게티를 끓여줬다.
옷에 묻을 게 뻔해 웃통 벗고 먹으라 그랬더니 웃기단다.
어떻게 먹든 맛있으면 그만인 3호, 변변찮은 간식인데 웃어 주니 나도 흐믓하다.
다음날, 1, 2, 3호 모두 한차를 타고 등교 둘째날을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하교, 다음 날 등교.... 그런 일상이 시작됐다.
선생님이 찍어준 첫 등교 기념 사진. 내가 미처 찍지 못한 첫날을 이렇게나마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