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스케이트를 타러 갔다. 다섯 식구 모두 처음이다.
엄마 손을 놓지 않고 벽에 붙어가는 3호
한 바퀴를 돌았을 즈음엔 손을 놓고 지쳐본다.
신발 마저 무거우니 발 떼기가 더 힘든 3호가 자기식으로 중심을 잡는다.
그래도 1호는 처음 치고는 제법 잘 굴러간다.
걸으면서도 넘어지기 일쑤인 2호는 역시나 자주 넘어졌다.
마침 집에 놀러온 2호 친구도 함께 데리고 왔다.
둘러 보니 이런 보조기구를 임대해서들 탔다. 3호에게도 쥐어줬다.
처음 타지만 재밌다는 아이들이 배고프다기에 불러 모았다.
메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스케이트장표 피자.
먹고 나선 힘들이 나는지 1호는 한층 신나게 달린다.
3호도 보조대를 잡고는 제법 씽씽 달린다.
친구와 3호를 리드하는 2호도 제법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섬 같은 벤치에서 쉬는 아이들, 재잘대는 데는 쉼이 없어 보인다.
자리를 박차면서 보조대를 걷어 버린 3호가 혼자 지친다.
이 때가 애들은 정말 빠르다 싶을 때다. 처음 스케이트 신고 한두 시간만이다..
스케이트 실컷 타고는 오락실로 옮겼다.
게임을 해서 얻은 점수만큼 티켓이 나온다.
가게에선 모은 티켓으로 상품을 바꿀 수 있다.
100장으로 1불 짜리 손가락 만한 장난감 하나 얻고 좋아하는 3호, 롤러스케이트는 벌써 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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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에서 롤러스케이트장 보기는 힘들었지만
한때 꽤 롤러스케이트가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살던 변두리 동네에도 '롤라장'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하교 시간 지나치면서 무척 타보고 싶었는데
'날라리'로 보일까봐 한번도 들어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유행이 바뀌고 스케이트장도 없어졌습니다.
결국 롤러 스케이트장을 내 자식과 미국에 와서 갔습니다.
아이들 신발을 챙기면서 그때를 좀 후회 했습니다.
스케이트를 못탄게 아니라, 평판에 왜 그렇게 신경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