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가득 낙엽이다. 일찍 잎을 떨구는 호두나무 때문에 가을이 일찍 온 듯하지만,
둘러 보면 아직 파릇파릇, 여름이 한창이다.
그러니 쓸어 모은 낙엽이 자연스럽지도 않다.
막 쓸고 돌아서자 비가 내린다.
어지간히 심술궂은 비다. 하필 쓸고 난 뒤라니.
보란듯이 내린다. 철철 넘친다.
짧고 굵게 내린 비가 집 앞을 다시 낙엽 투성이로 만들었다.
그래도 이제 발 내딘 가을, 걸음 떼면 훌쩍 겨울까지 순식간이다.
여름에 미련은 없지만 늘 상쾌한 집 앞 '나무 터널'은 많이 아쉬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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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지난 주 기온이 뚝 떨어져
아침 저녁으로는 추위를 느낄 정도였는데
어제 오늘은 한때 섭씨 33도까지 올라갔습니다.
언제 부턴가 더워지면 통 맥을 못 쓰게 되면서
동면이 아니라 '하면(夏眠)'을 하는 수준으로 늘어지는데
올 여름은 일교차도 커서 더 힘드네요.
그래도 자고 일어나면 눈이 내릴 것 같이
세월이 빠르게 흐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