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230930
추석날 저녁엔 현관문 열어 달 한번 보고,
다음날 토요일 오늘 아침, 차례 준비로 분주한 1, 2, 3호
다섯이 가족을 이룬 뒤부터 지내기 시작해 어느덧 12해가 된 차례
차례 전 절 연습, 손은 여전히 제멋대로.
할아버지 오신다며 열어둔 문으로 1호가 사잣밥을 내가며 차례 끝
한해 두 번 먹는 특별한 '브런치'
절을 하겠다며 그대로 엎어져 버렸던 3호
깃 달린 셔츠를 입어야 하는 날로 알기 시작해
차례 때 마다 셔츠를 입고 넥타이 차고
매번 옷 찾아 입느라고 분주한 아침
나 홀로 한국에서 추석을 보냈던 작년은 건너뛴 최근 2년 전 넥타이를 푼 1, 2, 3호
아래는 원글
토요일, 추석을 이틀이나 넘겨 지내는 차례를 위해 2호가 지방을 오렸다.
삐뚤빼뚤한 모양이지만 그래도 아버님이 손주 솜씨 좋다고 하실 것 같다.
비록 날짜를 못 맞추기 일쑤지만 설과 추석 차례를 지낸 지 5년이 됐다.
3호가 태어난 이듬해 설부터니 이번이 열 번째 차례다.
준비한 음식을 하나씩 옮기는 1, 2, 3호
3호가 만들 때부터 찍어 먹고 뜯어 먹고 훔쳐 먹던 고기반찬이 상에 올랐다.
정성을 다하라니 아끼는 장난감 상에 올린 3호였건만... 젯밥에만 관심 두는 나이가 됐다.
시늉만 내자며 시작했기에 여느 집 밥상보다 소박한 차례상
그래도 상에 놓은 음식 둘러보고 점검해 차례를 올렸다.
사잣밥을 떼어 현관 한 쪽에 놓아두고
드디어 식사 시간. 휴일 늦잠도 못 자고 일어나 부산떤 덕에 두 배로 맛있으리라.
역시나 3호는 군침 흘리던 고기부터 한 점 날름 집어넣는다.
3대 장손 맏며느리 엄마가 그랬다, 어차피 산 사람 먹자고 차리는 제사상이라고.
자식들 입에 들어갈 건데 힘들게 뭐냐고. 이제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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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린 것도 없는 데다 매번 날짜를 맞추지 못해 미안한 차례입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어머님, 동생 보고
손주들 보러 천천히 오셔도 되니까 덜 힘드실 것 같긴 합니다.
아버님도 미국 오신지 5년이시니까 영어 좀 느셨을까요.
일 년 두 번 오는 미국인데 영어 늘일이 뭐있겠냐고 하시겠네요.
그럼 미국 친구는 한 두분이라도 사귀셨나요?
내년 설에 한번 여쭤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