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보다 하루 일찍 공항 근처 호텔로 건너와 자고 일어난 아침
같은 동네에서 일하는 분이 마침 뉴저지 집에서 연휴를 보낸다며 초대하셨다.
집에는 6학년 조카가 놀러와 있다고 하셨다. 어색함도 잠시 금세 아이들과 친해졌다.
동네 맛있는 베이글이 있다며 그거나 나눠 먹자더니 감자에 계란에 상이 점점 커진 브런치.
잘 먹고 난 뒤 아이들은 아파트 놀이터로 놀러 나갔다.
아파트 옆집을 보니 항아리에 벌건 양념통, 한국분이 사시나 보다.
한참을 뛰어 놀고 와서는 배고프다고 또 먹어대는 1, 2, 3호
한나절을 실컷 놀고 로비로 내려가는 길,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지 못해 심통이 난 3호.
호텔 입구까지 와서 석별을 나누는 아이들.
호텔로 오자마자 수영장에 풍덩. 수영복 까지 챙겨왔는데 억울 할 뻔했다.
맨해튼을 벗어나니 호텔도 (훨씬) 싸고 크며 수영장도 있다.
한참 놀더니 춥다고 가자며 풀에서 폴짝 뛰어 오른다.
정말 맛있는 베이글, 잘 먹는다고 싸준 걸 저녁으로 해치웠다.
귀가 준비 차 짐 정리하다가 삐져 나온 자잘한 돌
3호가 전날 센트럴파크를 돌아다니면서 주어 모았다.
자고 난 이른 아침, 이번에도 식사도 못하고 탈출(?) 한다.
예상보다 지루하고 긴 보안 검사를 마치고 탑승 게이트에 이르자 여유가 흐른다.
1호는 앉자마자 포켓몬 카드를 꺼내 들춰보고 연신 싱글거린다.
여행 닷세간 여행기를 쓰고 마친 1호가 엄마에게 받은 상품이다.
비행기가 뜨고 맨해튼이 창 뒤로 멀어지자 아이들과 '바이바이 뉴욕' 인사를 했다.
비행기가 정상 궤도에 오르자 졸음이 몰려 오는 듯한 2호.
먹을 것을 내주자 다시 초롱초롱 해진다.
창 밖 설원 같은 구름 풍경.
그 눈 밭 끝, 낭떠러지다.
잠이 들려는 찰라 친숙한 풍경 눈에 들어왔다. 집이다!
예전에도 그랬다. 그때도 여행 끝 라면이 당겼다.
처가 김밥을 말고 내가 라면을 끓였다. 떡볶이가 아쉬웠다.
3호가 먼저 초 다섯개를 껐다. 1호와 3호의 합동 생일 파티를 열었다.
초 4개 더해 불 붙이고 1호가 다시 한번 껐다. '베스트 선 어워드'를 핑계 삼아 2호에게도 선물을 나눴다.
늦은 밤, 연휴 끝 뉴저지에서 차로 달려온 그 이웃이 아침에 산 베이글이라며 주셨다. 마침 먹고 싶었는데.
*
맨해튼에서의 일정을 하루 포기하고 공항 근처 호텔에서 이틀을 잤는데
마침 뉴저지에서 연휴를 보내는 이웃분 덕분에 색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그분도 다른 동네에서 보니 색다르다고 하시네요.
덕분에 맛있는 베이글은 원 없이 먹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월요일 하루 일상을 보내고 나니
여행의 기억은 순식간에 뒤로 밀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