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은 아직 자는데 깨서 그림을 그리며 노는 3호
아침 식사를 마치고 외출 준비를 한 3호가 생긋 웃는다.
숙소를 나와 근처 공원으로 향한 1호
작은 공원을 나와 쏜살같이 달려가는 1, 2, 3호
오늘도 기러기 새끼가 있는 가족을 따라다닌다.
여행 사흘째, 강가 길이 익숙한지 셋이서 한참을 앞서 걷는다.
흙길에 잔돌이 들어갔는지 갑자기 의자에 앉아 털어내는 3호
거리 조각, 비버를 보고 웃는 3호
한참을 보고 타고 놀던 1, 2, 3호.
파이오니어 광장에 온 이유가 있었는데, 아쉽다 공사로 폐쇄.
포틀랜드미술관 앞에서 잠시 쉬면서
언젠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을 알게 될 1, 2, 3호를 위해 그의 조각 앞에서
미술관 명작 보다 아이들 눈길을 끄는 작품은 벽을 뚫은 생선 조각.
그리고 처음 보는 모양의 스프링클러, 사람 같단다.
포틀랜드 올때 마다 봤던(찍었던) 조각, 이번엔 1, 2, 3호를 세웠다.
놀이터를 보고 지나치지 못하는 1, 2, 3호. 나도 좀 쉴겸 놀라고 했다.
놀다가 제때 맞춰 놀이터에서 나오지 못한 3호, 뒤늦게 뛰어 온다.
도심 북쪽에 유난히 허름해진 길을 지나
유니온 기차역에 다다랐다.
물 먹는다고 들쭉 날쭉, 셋 함께 세우고 사진 찍기가 쉽지 않다.
내친김에 기차역 주변을 둘러 봤다.
정류장 의자를 1, 2호에 빼앗긴 3호가 바닥에 턱괴고 쉰다.
이번엔 1, 2호 내 발을 깔판 삼아 안자 쉬는 중.
누군가 눈을 붙여 놓은 스프링클러.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있다며 신기해 하는 3호.
토끼띠 3호, 토끼 모양 간판 앞에서 토끼 흉내를 냈다.
1, 2호도 가세해 토끼 간판을 기념으로.
최근 작은 선인장을 키우기 시작해선가 꽃가게에 멈춰서 선인장 구경이 한창인 아이들.
숙소로 돌아가는 길, 하드 하나씩 물고 가는게 일과가 됐다.
호텔에서 씻고 나와 다시 강가 공원으로 간 1, 2, 3호, 다시 기러기 새끼들에게 갔다.
돌아 다니던 아이들이 발견했다. 벽에 붙은 작은 얼굴 상. "이제 저녁 먹으러 가자!"
*
여행 사흘째 되면서 다니는게 익숙해 졌습니다.
어렴풋이 예전에 다녔던 길도 생각나고
방향도 잡혀서 거리낌 없이 활보했습니다.
하루 서너시간씩 걸으며
대부분 길거리에서 구경거리를 찾는 아이들에게
번듯한 볼거리를 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지만
늘 그랬듯이 그렇게 다니기로 했습니다.
문득 이 아이들에게 포틀랜드는 어떤 도시였을지 굼긍해 집니다.
집에 돌아가면 물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