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ank Skypass 비자 신용카드 해지

cfranck 2012.09.03 08:18:42


2007년 4월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USBank의 Skypass Visa카드를 처음으로 받은게 말이죠.

Signature도 아닌, Classic이었어요.

댄공의 상징색 에메랄드 말고 그냥 퍼런색 나는.


당연히 학생은 신용카드 안 만들어주는건줄 알았습니다.

어느날 동네 은행에 (USbank 아닙니다) 들렀다 뭔 일이 있어서 직원이랑 앉아서 얘기하는데

제 계좌를 쓱 보더니 어? 너 신용카드 하나 만들래? 하는겁니다.


이어진 대화는 대략,

저 : 어? 나도 되냐? 학생이라 안되는건줄 알았는데?

직원 : 아냐 학생들 많이 만들어줬어 너도 될거야.

저 : 글쿤 그럼 하나 만들어줘봐.


해서 2006년 늦봄께 미국에서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받았습니다.

한도가 천불밖에 안돼서 쓰다보면 금세 한도가 다 찼죠.

billing cycle 끝나기 전에 다시 갚으면 도로 내려가고.. 다시 결제하고..

그게 신용점수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단걸 그땐 몰랐지만 알았어도 도리가 없었을겁니다.


암튼 그렇게 살기를 6개월, 연체 기록 없이 잘 갚아주니 어느날부터 한도가 늘더라고요.

한달에 500불씩 매달 계속 올라갔던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날 집으로 Chase의 신용카드 찌라시가 하나 날아들었습니다.

지금 보자면 가입 보너스도 없고 포인트 적립도 없는 그냥 제일 낮은 수준의 신용카드였던 것 같아요.

pre-approved라는 말에 낚여서 신청했고, credit limit이 무려(!) 6천불이나 되는 카드를 받았습니다.

이때가 2006년 10월께였을겁니다.


오오 이제 나도 신용카드 쓰고 신용점수 올릴 수 있는 레벨이 됐구나!

하고 체이스만 몰아서 써대던 어느날, 우연히 USBank의 대한항공 제휴 신용카드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비행기에 관한 지식이 전무하여 그저 댄공만 타던 시절이라 이런 훌륭한 카드도 있구나.. 하고 눈이 확 뜨입니다.


그 카드로 한푼이라도 더 몰아서 쓰려고 이것저것 지출 수요를 계속 홀드해놓기를 어언 2주째,

이제오나 저제 오나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다가 카드를 받았을때의 흥분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때는 전화해서 발급됐는지 확인한다거나 그런건 생각도 못했거든요. 그냥 무작정 기다렸죠.


학생이라 지출이 많지는 않으니 한달에 천불 쓰기도 힘들었던 시절,

매달 몇백 포인트씩이라도 대한항공 구좌에 쌓이는 걸 보는게 낙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 반쯤 썼던것같아요. 제 카드를 신기해하던 선배한테 추천도 해줬고요.

아쉽게도 referral bonus 같은건 없었던가 아님 제가 몰랐던가 그했고요.


그리고 BM에서 AM으로 입to the성.

주인장님의 가이드를 착실히 따라 대박 카드들 (Chase-BA/CO/UA, Citi의 churning, SPG-Amex, Chase-Sapphire 등) 을 만들고 쓰면서

USBank skypass visa는 점점 안쓰게 되고 뒤로 밀리고 구석에 처박아두게 됐습니다.

연회비의 압박 때문에 해지를 고민한게 벌써 한 3년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제일 오래된 카드라 신용점수에 도움될거란 생각에 계속 갖고 있었는데..


이젠 더 이상 안되겠어서 없앴습니다.

한도도 상당히 높아서 다른 카드 받을때 방해가 될 수도 있을거고,

해지하고 2년이상 경과한 후에 다시 카드를 만들면 가입 보너스 받을 수 있다고 어디선가 들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BM시절 제 주력 신용카드였고 마일리지에 눈을 뜨게 해준 녀석이었건만,

노년에 병환이 깊어 제몫을 오랫동안 못하고 시한부 인생을 살던 녀석을 정리하고 나니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더 좋은 물건이 나타나면 옛것은 뒤로 밀리고 도태되는것이 세상의 이치.

지난 물건은, 지난 일들은 추억으로만 간직해야 하는거겠죠.


신용카드 하나 없애고 별 생각을 다 합니다 ㅎ

덕분에 저도 제 마일리지 수집 이력을 잠시 돌아보게 되었네요.

Labor day 단상은 여기까지^^


지금까지 마일모아 게시판에 쓴 글 중 가장 긴 글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