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南京)에서 첫 아침을 맞았다. 특별한 계획없어 느긋한 아침 화장실 안 1호가 바쁘다.
기가 막히긴 하지만 몇년 만인지 모를 이부자리 사고를 쳤다. 잠옷을 빨고 말리고 있다.
식사도 하기 전에 수영장으로 간 1, 2, 3호.
큰 풀이 오히려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 스파에서만 논다.
수영하고 샤워하고 게운하게 호텔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어른 둘 조식포함.
아이는 데려가도 된다는데 셋인줄 몰랐을 거다.
옥수수를 받아들고 신난 3호. 역시나 싼 입.
로비에 장식을 갖고 노는 3호. 엉덩이를 찍어 모양을 만들었다.
바로 이런 것. 처가 3호 얼굴을 찍어 두고 왔다.
늦은 오후 호텔을 나왔다. 새삼 호텔 빌딩도 꽤 크다고 느꼈다.
내가 본 여행 사이트에서 난징 호텔 중 평가가 최고였다. 역시나 신경쓰고 있었다.
호텔은 청소년 올림픽 주경기장을 중심으로 개발된 새 주거지에 있었다.
호텔 주변은 물론 인근 모두 봐온 중국 도시와 달랐다.
크고 넓은 빌딩과 거리에 늘 북적대는 사람을 연상시키는 도시가 아니었다.
꽤나 고급스러운 동네라는 걸 한눈에 알수 있었다.
거리는 한산했고 걷는 발길이 쾌적했다.
그렇지만 조금 변한 인심. 지하철에서 어린이나 어른에게 자리 양보하는 이가 현격히 줄어들었다.
그렇게 도착한 난징이공대, 이곳에서 3년 전엔 4개월을, 작년엔 6주를 살았다.
서서히 익숙해진 아이들이 뛰어 나가 놀기 시작했다.
작년 이맘때 아침마다 나와 밥먹고 뛰어 놀던 곳이었다.
두어달만 일찍 왔으면 잔뜩 꽃으로 덮혀있을 숲.
꽃을 다 갈아엎고 내년을 기약하고 있었다.
학교 구경을 마치고 인근 식당으로. 이곳에 온 꼭 오고 싶었던 이유였다.
시안국수 비엔비엔면, 맛 만큼이나 비엔 글자가 인상적이다. 아마 최다부수 한자 일 듯
나와 함께 우리집 면돌이 1호가 팍팍 먹어준다.
밥 먹겠다며 국수를 안먹겠다는 3호는 먹여주면 먹는다.
해가 져 가고 아이들이 놀던 공터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채워졌다.
여기저기 모여 춤을 추는 어르신들. 춤이 이렇게 대중화된 나라가 있을가 싶다.
늘 가던 슈퍼에 들러 하드 하나씩 물고. 주인 아주머니가 여전히 반겨준다.
완전히 익숙해진 아이들이 마치 고향에라도 온 듯, 아이들이 편안해 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북적대는 옛 동네를 지나 다시 호텔 앞 신도시로 왔다.
방에 들어서 다 말린 잠옷을 갈아 입고 엎어진 1호. (ㅋㅋ 석달치 놀려 먹을 거리 생겼다.)
*
난징 르네상스 호텔,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메리어트 포인트로 하루 1만 4박에 하루 공짜. 5박을 묵으면서
왠지 미안함이 들 정도 였습니다.
시내에서는 좀 떨어져 있어 관광을 다니기엔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근처 지하철 역도 있고 택시비도 저렴해서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네요.
혹 여행하실 분들에겐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