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기대지 못하는 '숏다리' 1, 2, 3호. 전철역 안에 아이들 호기심을 끄는 의자들이 종종 있다.
시청역에 내려 약속한 국밥집을 찾아갔다. 자주 왔던 집, 아이들 데리고 오랫만에 왔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식당 손님들 피해 커피 가게로 왔다. 직장인 친구들과 노닥노닥.
점심 시간이 끝나자 돌아간 친구들, 우리는 서울시립미술관으로 갔다.
그러고 보니 한국와서 처음 온 미술 전시다.
역시나 동영상에 눈길이 먼저 가는 아이들.
360도 벽면에 비추는 동영상 작품 속 지구가 돌자 아이들도 따라 돌았다.
전시장이 익숙해져선가 작품도 편하고 관심있게 본다.
갑자기 작품을 향해 손가락을 펼친 3호. 아는 여섯 글자 중 하나 '기'를 가르켰다.
작품 앞 선을 넘지 말라니까 더 넘고 싶은 3호. 땅만 보며 간다.
슬슬 지쳐가는 3호. 그만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러다 발견한 재밌는 작품. 마우스로 움직일 수 있다.
1, 2 호도 달라 붙어 멀티미디어 작품을 조작해 본다.
나는 봐도 뭐가 재밌는지 모르겠다. 그저 스크린이 익숙해선가?
기념 사진 한장 찍고 돌아가자! 하지만 아이들과 이렇게 문화적인(?) 날만 있지 않다. .
비오는 날 산책을 하다 너무 굵어 정자 안으로 피했다.
그런데 갑자기 뛰쳐 나가 비를 맞고 온 3호.
이왕 버린 몸이라 생각했는지. 이번엔 혼자서 시소를 흔들거리며 논다.
때 아닌 물놀이에 신난 3호. 물 놀이가 좋아도 비는 못 맞겠는지 우산을 포기 않는 2호.
시원하긴 하겠다. 부럽기도 하다. 실컷 놀았으면 집에 들어가자. 목욕이나 하자.
*
서울에 줄곧 살던 사람들도 요즘 날씨 이상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저야 얼마나 낯설겠습니까.
비가 폭포수 처럼 떨어지다 순식간에 멀쩡하게 그치고
비가 온다던 어떤 날은 그저 하루 종일 뿌옇기만 하고.
그래도 떠나면 이 날씨가 그리울까요?
떠나 보면 알겠지요. 슬슬 떠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