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다녀온 한국 경유, 몰디브 여행의 첫 후기입니다.
발권하는데 여러 마모 회원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이제야 후기로 답해 드리네요. :)
원래 후기나, 블로그 같은걸 잘 못하고, 글 재주도 별로 없어서요..
여행기를 완성하는게 얼마나 오래 걸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잊혀질만 하면 하나씩 올리겠습니다. ^^;;;
후기 쓰다보니.. 다른 여행기 쓰신분들이 너무 존경스럽네요.
첫 편은 이미 많은 마모님들께서 경험하시고, 후기 올려주신 (그래서 식상할지 모를) 대한항공 A380 일등석 LAX - ICN 구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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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타보는 대한항공 일등석, 제대로 뽕 뽑아보겠다고 일찌감치 LAX로 향했습니다.
터미널에 들어 서기 전까지만 해도 텅 빈 일등석 카운터의 빨간색 카펫에서,
남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 껏 받으며 여유롭게 탑승 수속 밟을 줄 알았어요.
근데 왠걸.... 일등석 수속 줄이 꽤 기네요?
오히려 이코노미 체크인 줄이 텅 비었습니다... =_=;;
기다릴 필요 없는 이코노미쪽에 줄 서자는 와이프의 의견을 뒤로하고...
이게 마지막 일등석 탑승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꾸역꾸역 일등석 줄을 20분 서서 수속 받았습니다.
카운터 직원분이 사과 하시면서, 앞 단체손님들중 한 분이 높은 티어라 같이 한국가는 일행 모두 다 일등석 카운터에서 수속한거라 하시더군요..
역시 티어는 높고 봐야하나봅니다;;
일등석 티켓 인증샷 하나 찍어주고요.
시큐리티 지나고 바로 라운지에 들렸는데,
일등석 라운지라고 해 봐야 별거 없더군요. 마치 (늘 보던) 쉐라톤 호텔 클럽 라운지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라운지엔 별 볼일 없다는걸 알아차리고, 면세점 잠깐 들려 구경후 게이트로 갔습니다.
대한항공 A380은, 비지니스석 줄이 엄청 길더군요. 탑승 20분 남은시간에 이미 50-60명은 줄 서 계시는듯 했어요.
그래도 우리는 일등석이니까! 하면서... 탑승시작할 때 먼저 불러주길 기다리며 게이트 옆 의자에 자리잡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곧 탑승 시작을 하겠다는 게이트 직원의 방송이 있어서, 일등석 안내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저 멀리서 나타난 박찬호 선수께서 (사진은 펌) 대한항공 직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유유히 첫 탑승을 하십니다;;;;;
저때가 WBC기간이였는데, 얼마 뒤 한국에서 TV를보니 해설위원으로 활동 하시더군요.
......
"뭐... 찬호박이면 그럴수 있지!!!!!!!!! (일등석에서 싸인 받을 수 있는걸까??)"
근데 박찬호 선수의 탑승 개시 후, 줄 서 계시던 비즈 손님들이 뒤따라 들어가십니다.
따로 방송으로 일등석 승객을 불러주진 않더군요. ㅠ.ㅠ (원래 그런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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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와이프가 일등석 무용론을 꺼냅니다.
체크인 수속 줄도 제일 길었고,
일등석 라운지라고 별거 없었고,
탑승까지 비지니스 손님들 뒤에 하게되네?? 라고요.
뭐라 할 말이 없어집니다.
그래도 일단 자리에 착석하니, 와이프도 자리가 넓어 좋다고 합니다.
전 3A에. 와이프는 제 앞 2A에 자리 잡았습니다. 승무원분들께서, 왜 옆자리 같이 앉아가지 않냐고. 계속 물어보시는데..
서로 창가를 포기 못해 저렇게 앉았다고는 말씀드리기 참 뭐하더군요;;
이륙전 어메니티 킷과, 잠옷을 받고, 마카다미아를 접시에 담아 서빙 받았습니다.
저 마카다미아를 일등석에서 먹게되는 날이 올 줄이야...
'땅콩회항'사건 뉴스를 들었을때만 해도 상상조차 못하던 일이였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현실이 되었었네요.
비행기 이륙후, 일등석을 조금 둘러봤습니다.
박찬호 선수께서 앉아계시지 않을까 찾아봤는데.. 안보입니다. (비지니스 타셨나봐요.)
일등석 12자리 중에 9자리가 찼었는데..
제 옆쪽으로, 어느 승객분께서 아주 편하게 쉬고 계시더군요.
일등석 백번쯤은 타보신 포스인 듯 합니다;;;
이윽고 저녁식사 서비스가 시작됩니다.
먼저 시작은 케비어였어요.
와이프와 연애하던 시절엔 종종 먹었는데... 결혼 하고서는 참 오랫만에 먹어본 것 같네요.
메인으로는 대구요리를 시켰고요,
후식으론 과일이 나왔는데, 어찌 달고 잘 익은 과일들만 그렇게 골라나왔는지 모르게 좋더군요.
저녁식사하고, 2층에 기내 바를 가보려고 했는데.. 길이 막혀있더라구요.
계단만 살짝 올라가 둘러보니, 기내 바는 비행기 앞쪽이 아니라, 뒷쪽에 있는것 같았어요.
비즈석 뚫고 뒤까지 가기도 뭐해서 깔끔히 포기했습니다.
대신 셀프 서브 바에서 쟈니워커 블루 한잔을 따라 마셨습니다.
술기운이 돌길 기다리면서, 영화 '밀정'을 봤고요.
간신히 잠깐 눈을 붙였는데, 뒤 갤리에서 승무원분들께서 아침식사 준비하는 소리에 깼습니다.
3A 자리는 갤리랑 너무 가까워서 안좋더군요.
자리에서 일어나니, 금세 아침식사 준비해 줍니다.. 메뉴는 뼈없는 꼬리곰탕
아침 식사 후 잠 못자고, 뒤척거리고 있으니 사무장님께서 오셔서 필요한거 없느냐고 계속 물어 보시더라구요.
계속 필요한거 없다고 그래도 (그냥 갤리쪽 불 꺼주시고 조용히 좀 해주심 감사할텐데 ㅠ.ㅠ)
아무것도 안시키는걸 부담스러워하시는 눈치시기에, 그냥 아이스 아메리카노 부탁 드렸어요.
국적기 일등석의 서비스가 과잉친절이라는 말이 조금은 와닿더라구요.
정말 딱 필요할때만 와주셔도 좋은데, 조금만 뒤척여도 쪼르르 오시는 승무원님과 사무장님 덕분에, 오히려 제가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_=;;;
물론 그런것 아량곳 안하고, 정말 일등석 제대로 편하게 즐기시는 한 손님도 보이고요... (이번엔 오른발이요.)
전 정말 일등석 천번을 타도 저렇게는 못될 것 같은데요.
그렇게 12시간 가까운 비행을 마치고, 착륙을 준비합니다.
저 파자마... 착륙 무렵에.. 깨끗이 고이 접어 사무장님께 반납하려고 했었습니다. =_=
보스 해드셋과 같이 드리니.. 사무장님 웃으시면서, 파자마는 그냥 가져가셔도 괜찮아요~ 하시더군요.
일등석 처음 타보는 티 안내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ㅠㅠ 마지막에 제대로 들통 났지요.
일등석이라 정말 좋은건, 가방 wrapping 서비스와, 가방이 제일 먼저 나오는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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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 수속 - ★★★ (예상못한 줄에 당황했지만 직원분은 정말 친절, 가방 wrapping 서비스는 최고)
라운지 - ★★ (딱히 일등석 라운지라고 기대할건 없음)
게이트 탑승 - ★★ (일등석 먼저 안불러줌! 흥칫뿡!)
기내식 - ★★★★ (기내식은 맛있음. 샴페인, 와인 퀄리티가 좀 아쉽)
승무원 기내 서비스 - ★★★★★ (내가 오히려 불편할지경...)
좌석선정 - ★★★ (창가인건 좋았으나, 갤리랑 너무 가까워서 불편. 옆 승객은 복불복. 내가 잘못 고른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