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셋이 가방을 매고 함께 학교에 간다.
오늘 금요일, 3호도 입학했다. 의무공교육에 진입한 날이다.
셋이 함께 학교 가는 날을 그려왔기에 제법 설레는 아침이었다.
3호도 이제 1, 2호와 함께 학교 가고 같이 돌아 온다는 게 뿌듯한가 보다.
학교 어귀에 이르자 등교하는 학생 부모로 복잡(?)해졌다.
1, 2 호가 초등학교 앞에서 유치원(킨더가르텐)으로 가는 3호를 격려해준다.
학교로 들어가기 전 1, 2호가 3호의 등교 첫날을 기념해서 한장.
초등학교 앞에서 대기중인 스쿨버스와 함께 기념사진 찍자고 하니 쑥스러워한다.
오는 내내 웃던 3호가 버스를 타려고 줄 서면서 표정이 굳어진다.
일단 차에는 척척 올라탔다. 차에 타지 않겠다 우는 아이도 더러 있다.
자리에 앉은 3호, 확실히 긴장한 표정이다.
창문 맞은편에서 열심히 손을 흔드는 엄마를 보고도 표정이 풀리지 않는 3호.
어쨌거나 버스는 떠났고, 그 뒤로 남은 부모들이 자리를 지켰다.
4년 전 1호가 처음 등교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3년 전에는 2호가 스쿨버스를 처음 타고 내렸다.
하교 시간, 탔던 자리에 버스가 돌아왔다. 슬쩍 비친 3호 표정이 밝다.
이름표는 보며 내리는 3호. 부모가 지도 교사에게 이름표를 제출한 순서대로 한명씩 내린다.
일하다가 잠시 짬을 내서 마중 나온 엄마와 수다 떠는 3호.
피곤했겠다고 말을 건네자 엄마 등을 두드리며 괜찮다고 말하는 3호. 대견하다.
잠시 후 수업을 마친 1, 2호가 합류했다. 그대로 놀이터에서 좀 놀았다.
집으로 돌아와 1, 2 호가 공부하는 사이 잠이 든 3호
전날 읽지도 못하는 책을 본다고 이책 저책 들추더니 어떤 그림을 봤는 악몽을 꿨다고 한다.
그 탓에 밤잠도 설친데다 '풀타임' 수업을 들은 첫날이라 두배로 피곤했을 3호.
꼭 그런 이유가 아니어도 피곤한 3호. 얼마전 빵을 먹다가 잠을 자기도 했고
어제는 인형 통 안에 들어가 낮잠을 자는 통에 3호가 사라진줄 알고 잠시 깜짝 놀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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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던 일 하나를 오늘 이뤘습니다. 세아이가 함께 (같은 방향으로) 학교를 가는 거 였습니다.
내년에는 세명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또 다른 희망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후년 쯤이면 큰 아이가 동생들을 데리고 등하교를 하는 더 큰 바람을 이루게 될 것 같고요.
어쩌다 보니 저의 바람이란게 아이의 성장과 맞물려 있고,
그건 바로 저의 편안함(?)을 도모하는 방향과 일치하게 됐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