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가 셋이 함께 학교가는 두번째 날이었다. 3호는 벌써 익숙해진 모양이다.
일식이 있는 날, 학교에서 검은 색 옷을 입고 오라고 했단다.
아이들을 학교 보낸 뒤 집에서 하던 일 미루고 처와 둘이 일식을 보기로 했다.
처가 만든 핀홀 통에 작은 해가 달에 가려지기 시작했다.
반사된 작은 상을 보면서 연신 신기하다는 처
작긴 했지만 해가 가려지는 모습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나도 카메라 준비해서 해가 가려지자 사진을 찍어 댔다. 한동안 구름에 가려져 포기할까 하기도 했다.
다행히 구름은 다시 걷혔고 약 2시간 반 정도 걸쳐 진행된 일식 진행을 순차적으로 찍을 수 있었다.
반사된 작은 그림자를 보던 처가 카메라로 들여다 보더니 더 신기하단다.
뭐 그렇게 대단한 날일까 싶었는데 티비에서도 내내 생중계를 할 정도로 미 대륙이 들썩 거렸다.
아이들이 하교할 무렵 달이 거의 비켜가고 있었지만 학교에서 이미 다 함께 구경을 했단다.
교장선생님은 혹시 모를까 싶어 작년에 전교생에게 줄 안경을 사뒀단다.
3호는 초저녁인데 잔다. 일식은 전혀 흥미있는 일도 아니다.
그저 막 시작한 학교 생활이 형들과 놀다가도 참지 못하고 잠들어 버릴 만큼 피곤할 뿐.
참, 아이들이 '오~' 했다. 애들이 일식을 쉽게 이해하라고 찍은 사진을 엮으면서 달을 살짝 그려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