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살들 하자구요

마일모아 2018.01.23 13:45:03

요즘 핫딜이 잠잠하니 다시금 게시판이 과열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사이트 주인장으로서 세가지만 말씀드릴께요. 

 

1. 제가 여러번 강조했던 것처럼 마모 게시판에 정해진 주제나 제한된 주제는 없습니다.

 

다단계, 마일 판매, 욕설 등 회원들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는 게시글을 제외하고는 주제를 제한하지도, 내용을 삭제하거나 검토, 수정하지도 않습니다. (제목은 가끔 변경을 하고, 단락 나누기도 가끔합니다.) 

 

2. 하지만, 주제나 내용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것이 게시판에 퐈이어!가 날 것이 확실한 글을 의도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을 적극 장려하는 것과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게시판의 운영 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 "뻘글에서 정보난다"라는 것은, 농부에게도 농한기가 있는 것처럼 마일 이야기를 하다가 야구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러다가 축구 이야기도 하고 테니스 이야기도 하다가 다시 호텔 숙박이야기도 할 수 있는 것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간에 정보를 나누자는 것이지, 농사는 제쳐두고 고스톱만 치자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한마디로 밸런스를 찾아서 적당히들 하셨으면 좋겠다는 건데요.

 

또한 스스로 생각하기에 '정치글' 혹은 '종교글'이라 생각하는 글에 부지런히 참여했으면 다른 사람이 올린 질문글에도 한 번 시간을 내서 답변을 달아주는 것이 게시판의 미덕이 아니겠습니까? '빨갱이들'로부터 나라만 구할려고 하지 마시고 무플에 절망하는 게시판의 불쌍한 영혼도 좀 구해 주세요. 

 

3. 게시판에서 누구를 설득시키고 이겨서 남는 거 하나도 없습니다. 

 

전 마모에 오시는 마적단 분들 한 분 한 분이 참 훌륭하신 분들이라 생각하지만, 동시에 그 훌륭함은 특정한 사회경제적 조건 하에서만 유지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것인데요. 천조국 (= 미국) 에서만 가능한 규모의 경제 하에서 다른 사람의 마일 적립 / 사용이 나에게 직접적인 해가 안되서 그렇지, 만약 한국처럼 '이 정보를 누군가에게 알려주면 당장 나부터 쓰지 못하고 막힌다'는 생각이 들면 마모 게시판 무너지는 것도 솔직히 한 순간 아닐까요? 

 

이렇듯 여느 인터넷 공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마모 게시판에서 누구를 이기고 설득시키고 하는 것은 다른 인터넷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정말 어려운 일일 뿐더러, 설령 이겼다고 해도 남는 것 하나도 없습니다. 게시판에서 두어시간 진을 뽑고 나면 쌓이는 것은 우리집 설거지거리요, 우는 것은 우리집 애잖아요. 내가 게시판에서 이겼다고 해서 상대가 우리 집 와서 그릇 씻어서 정리해 주는 것 아니잖아요. 졌다고 GG치고 포인트 쏴주는 것도 아니구요. 

 

그러니까 게시판에서는 다들 살살 하시구요. 나는 반드시 키보드 워리어가 되어야 겠다 하시는 분들은 트위터로 가시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제가 근래에 트위터 좀 해보니까, 어그로에 조리돌림에, 워리어들에게는 트위터가 딱이에요. 

 

그럼 요까지 하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