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같이 일어나 다 닦았다. 저녁 설거지를 미룬채 잠을 잤었다.
나는 식기 세척기라 부르고 건조대로만 쓴다.
잡고 수세미로 몇번 돌리면 운동이 따로 필요없는 무쇠 그릇 뚜껑.
식구 다섯에 컵은 하루 20개는 씻어대는 것 같다.
10 여년전, 설거지를 전담하면서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밥주걱. 부엌이 새삼스러울 것 없지만 자리 잡고 서있자니 낯설었다.
깊은 접시, 내가 닦고 챙겨 넣는 식기 하나하나 눈여겨 보게 됐다.
깊은 접시, 어느날 마음 먹고 부엌에서 놀기로 했다.
사발, 이것 저것 꺼내서 이리 저리 돌려 봤다.
접시, 느낌은 그랬다. 일상에서 찾는 아름다움.
포개 놓은 접시,
포개 놓은 접시와 사발,
청자 컵
청자 컵,
청자 컵,
청자 컵,
사발,
사발,
나무 사발,
나무 사발,
나무 사발, 이렇게 10년 전 사진 돌려 보니 내가 변한걸 느끼겠다.
젓가락과 나무 사발, 부엌이 낯설지도 않고 사진 취향도 바뀌었다.
이제 손 닦고 애들 일어날 때 까지 뉴스나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