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소소한 취미 겸프로젝트 한 가지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가족의 의견을 구해본 결과, 안타깝게도 이 프로젝트는 나만의 것임을 확인하였으나 가족들도 필요하다고 우겨서 예산을 확보 했어요.
게임 시연 화면, 오류겐이 나갑니다. 아직 살아 있네요.
제작 과정을 한 번 보여 드릴께요.
하나, 아마존에서 기본적인 부품을 주문합니다. 조이스틱 2셋, 라스베리파이, MicroSD카드(블프 때 샀던 64기가는 지원이 안되어서 급하게 32기가짜리로 구매), HDMI to DVI젠더 케이블을 준비합니다. (젠더 케이블은 아래에 안 나왔네요)
부가적으로 회사에서 버려지는 19인치 4:3 비율의 모니터를 하나 업어옵니다. 19인치를 추천하는 이유는 게임기 2인용 크기에 적당해서 케이스에 맞고, 4:3으로 나오는 몇 안되는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이기 때문입니다.
이후 홈디포에 들러 Plywood와 전동 Jigsaw를 삽니다. 큰 거 하나를 사면, 네 대를 제작할 만큼의 양이 나오지만 미리 잘려져 있는 것을 사면 더 비쌉니다.
두께 3/4인치와 5mm짜리 두 가지를 적당히 차에 들어갈 수 있게 홈디포에 돈을 주고 세 개로 잘라 싣습니다. (사진가격으로 보고 샀는데, 실제로는 $49.98에 구매)
Jigsaw는 좌우를 잡아주는 것이 달린 스탠드형이 좋지만, 비용 문제로 $30대의 싼 것을 일단 사봅니다.
이후에도 사진에 나오지만 자르다 보니 끝을 마무리 하기 위해 줄이라 불리는 File을 사려다가 다른 것을 사는데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홈디포에 열 번은 간 것 같아요.
둘, 라스베리파이 3를 주워온 모니터에서 잘 동작하는지 확인합니다. MicroSD 카드에 Recalbox OS를 설치해서 놀고 있는 Xbox360 조이스틱과 USB키보드로 설정을 합니다. 레트로로 시도해보았으나 너무 복잡해서 탈락. 물론 Recalbox도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합니다. 아래에 설명드릴께요.
아들을 시켜 마리오 카트를 시켜봅니다. 화면은 수퍼닌텐도이지만 닌텐도64용도 있어서 차후에는 손님 접대용으로 살 쓰고 있습니다.
참고로 Recalbox 정말 쉽습니다만, 최종적으로 모니터와 Wi-Fi설정에서 애를 먹습니다. 특히 모니터 깜박임이 나와 도저히 게임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데, 구글신의 도움으로 Recalbox 커뮤니티에서 해결책을 찾습니다. (해상도를 고정하면 해결이 되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해상도를 해결하면 Wi-Fi는 자꾸 꺼집니다. Locale와 해상도가 같이 꼬인 문제인데, 아직 해결이 안됐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게임을 다 넣어 놓고 마지막에 Locale를 UK(디폴트)에서 US로(Wi-Fi 사용가능한 국가 주파수와 연관이 있습니다) 부팅할 때 마우스 연결해서 바꾸는데, 해결이 안됩니다. 여튼 원하는 게임을 잔뜩 넣고 위 해상도를 수정합니다. (이것도 부팅할 때, 부팅 설정 환경에 액세스 되더군요)
셋, 드디어 본체 케이스 제작에 들어갑니다. 인터넷에서 도면을 다운 받아 인쇄해서, 나무 위에 올린 뒤 도면대로 Jigsaw를 이용해 자릅니다. 삐뚤삐뚤하지만 굴하지 않고 밀고 나갑니다.
조이스틱 넣을 구멍을 만들려니 드릴의 직경이 안 맞습니다. 질 수 없습니다. 여기서 Jigsaw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촘촘히 Jigsaw를 이용해서 구멍을 크게 만듭니다. 여전히 구멍 크기가 작고 삐뚤한 타원형이 되어 갑니다. 버튼을 넣어보니 벌써 다 만든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가족에게 보여주지만 시큰둥합니다.
넷, 케이스를 조립하기 시작합니다. 아뿔싸, 힌지가 없습니다. 또 홈디포로 향합니다. 감이 없어서 상상으로 필요한 것을 고릅니다. ㄱ 자, 접히는 힌지 등등을 삽니다. 집에 오니 나사가 없군요. 또 홈디포로 향합니다. 이런 힌지 연결은 알아서 방법을 찾아야 하네요. 따로 설명을 해주는데가 없습니다.
모니터랑 조이스틱 등을 적당히 연결해서 뚜껑을 닫기만 해서 일단 방으로 들어가서 보여줍니다.
이번에는 드디어 반응이 옵니다. 가족들이 미친듯이 보글보글 게임을 합니다. 웅크렸던 제 가슴을 크게 펴 봅니다.
다섯, 디스플레이 패널을 싸는 앞 면이 튀어 나와있네요. 세로로 세우는 옆면을 뒤로 더 뺐어야 하나 봅니다. 도면에는 충분한 것으로 나왔는데, 모니터를 떼서 받침대 없이 붙인 경우에 사이즈가 맞습니다. 결국 모니터를 최대한 뒤로 밀고 안에서 빈 틈이 보이지 않게 좌우로 길고 얇은 조각을 만들어 밖에서 안이 안 보이게 막아줍니다.
그리고 위 아래에 모니터가 움직이지 않게 총 4개를 달고, 모니터 받침대쪽에 나사를 박아서 이제 화면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마무리로 뚜껑을 씌우고 최종 조이스틱이 판이 안 흔들리는지 확인해서 모강을 좀 더 해줍니다.
여섯, 아직 페인트 칠을 해야하는데, 귀찮습니다. 지금 그대로도 나무향이 나서 좋은데 굳이 화학 약품으로 덮을 필요가 있나 하면서 저의 게으름을 합리와 해봅니다.
준비물 및 참고한 리스트
* OS and game platform: https://www.recalbox.com/
* Game roms: https://www.emuparadise.me/roms-isos-games.php
* Bartop game case drawing file: http://www.koenigs.dk/mame/eng/draw.htm
* Raspberry Pi3 mainboard: https://www.amazon.com/gp/product/B01C6EQNNK/ref=oh_aui_detailpage_o04_s00?ie=UTF8&psc=1
* Joystick and buttons: https://www.amazon.com/gp/product/B06XC7PPQQ/ref=oh_aui_detailpage_o04_s00?ie=UTF8&psc=1
* HDMI to DVI cable: https://www.amazon.com/gp/product/B014I8UL8U/ref=ox_sc_sfl_title_6?ie=UTF8&psc=1&smid=ATVPDKIKX0DER
* Jigsaw tool: https://www.homedepot.com/p/Ryobi-4-8-Amp-Variable-Speed-Orbital-Jig-Saw-JS481LG/205105611
* MicroSD 32GB card
* Speaker(3.5파이)
비용:(기억 나는 수준에서 대충 적어봤습니다)
Raspberry Pi3 board: $35
Joystick w/ USB encoder: $19.99 x 2
Plywood: $49.98, 얇은 Plywood: $5(?)
HDMI to DVI cable: $5.99
MicroSD 32GB: $12.99
Jigsaw tool: $39.97
기타 부품(스크류, 힌지 등): $30
스피커, 19인치 모니터, 파워스트립: 있거나 주워와서 $0
합계: 약 $219 (실제는 더 들어갔는데, 기억이 다 안나요)
한계
아무리 Recalbox가 쉽지만, 공개 s/w이다보니 문제가 있을 때 공식 지원이 없어서 본인의 노력이 좀 필요합니다.
그리고, 모든 게임이 실행되는 것이 아니어서 롬을 넣어보고 동작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물론 다 밀어 넣어 놓고 안되는 것은 지우면 됩니다. :-)
이런 작업이 생전 처음으로 하다보니 다른 유명 블로거들이 만든 것만큼 퀄리티가 안나옵니다. 그래도 이정도면 개인적으로 만족해요.
결론
만들어 놓고 보니 가족은 정작 안 하고, 본인만 매일 10분씩 한 게임씩 해 줍니다. 안 그러면 왜 만들었는지 회의가 들쟎아요. 손님들 오면 반응은 일단 아주 좋습니다. 특히 유치원생들 아이들에게 추억의 게임(보글보글, 스트리트파이터2, 1945, 수퍼마리오, 마리오카트64 등)을 시켜주면 엑스박스보다 더 좋아라 합니다. 한 대 만들어 주면 돈을 주겠다는 분도 두 분이나 계셨는데, 생각보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 일단 거절했어요. 나무 재료는 아직 3대 분이 남았네요.
사람들이 자기도 직접 만들어 보기를 추천하냐고 여쭤보시면, 제 대답은 아니오 입니다.
시간이 정말 많이 들어요. 중간에 몇 번이나 내가 왜 이러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어요.
일단 시작한 거니 끝장을 보자는 심정으로 했습니다.
요즘 2인용 조이스틱에 위 기능이 다 있고, HDMI로 바로 TV에 연결하는 제품(약 $100~120)과 게임 게이스를 CNC로 정밀하게 잘라 만든 MDF 제품(약 $80)이 eBay 같은데 많이 나옵니다.
다만 제가 이 어려운 방법을 고수한 이유는, 직접 만드는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만들고자 하는 게임기는 외관이 어릴 때 하던 아케이드 게임기의 느낌이 나야 한다는 것이 저의 결론이었기 때문이예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