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에 닭들에 대해 물어보시는데 네 제가 맞습니다.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에도 꾸준히 잘 먹고 잘 놀고 있습니다. 곧 있을 달걀 1000개 기념 축하 이벤트를 기획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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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그저 집에서 할일없이 뒹굴거리다 월요일 아침이 되면 비루한 몸을 끌고 밥벌이의 지겨움속으로 뛰어드는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해가 갈수록 조금씩 늘어나는 허리둘레가 은근히 걱정이 되어 원래 운동에는 소질도, 관심도 없는데 뭘 해볼까 하다가 특별한 기술도 돈도 필요 없을 것 같은 등산이나 해보자고 생각을 했지요.
그리고 5년전 깊어가는 가을의 어느 주말, ” 우리가 히말라야를 가는것도 아닌데 뭘” 하며 평소에 입던 청바지에 면티, 운동화, 집에서 굴러다니던 엄청나게 큰 배낭을 메고 아내와 집을 나섰습니다.
무심코 고른곳이 하필이면 난이도가 가장 높은 산. 점심이 지나 정상에 도착했을때는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하산길에 어두워지면서 기온은 점차 내려가고 땀에 젖은 면티에 청바지가 차가워 지면서 온몸이 와들와들 떨리는 저체온증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정상 근처에서 만난 하늘과 맞 닿은듯한 호수는 믿을수 없이 장엄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그해 겨울 , 등산에 대해 공부도 하고 , 등산복,등산화, 배낭, 장비 등등을 사들이며 그 이듬해 봄부터 본격적으로 아내와 함께 근처의 산들을 올랐습니다. 지난 4년여 동안 정말 많은 산들을 올랐군요.
눈산을 오르기도 하고
아직도 살아 숨쉬는 화산을 오르고
화산 분화구 바닥도 걷고
때로는 바닷가도 걷고
해가 채 뜨지 않은 새벽부터 걷고
아슬아슬한 낭떠러지도 지나고
때로는 야생화 만발한 꽃길도 걷고
지난 4년동안 참 많이도 걸었습니다.
오고 가는 길에 많은 친구들도 만났습니다
민망한 포즈의 엘크도 만나고,
식사중인 곰도 만나고
음식을 훔치러온 여우도 만나고
선탠하는 마모트도 만나고,
산양들도 만나고
사람 무서워 할 줄 모르는 새들도 만나고..
가을이면 잘 익은 블루베리도 따먹고…
때로는 눈위에서 잠을 자고,
그리고 마침내 도달한 정상에서의 장엄한 광경은 힘들여 올라온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누군가가 정상까지 힘들게 갖다놓은 메일박스도 있고,
정상에 지어 놓은 산불 감시원들이 거주하는 감시대도 들여다 보고
무료로 개방된 산장에서 지친 몸을 잠시 쉴수도 있었습니다.
처음 등산을 시작할때는 목표가 일년에 2만피트 오르기 였습니다. 등산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 그동안 매주 주말이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내와 함께 꾸준히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그리고 4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21만 7천 피트를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만한 높이를 오르기 위해 (Elevation Gain), 뚜벅뚜벅 한걸음씩 아내와 함께 걸어온 거리가 850마일이군요. 등산 마일리지라서 여행에 도움은 못되겠지만, 제게는 건강을 지켜주고, 세상을 넓은 눈으로 바라볼수 있게 해준 소중한 마일리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