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메리엇 사태로 인해 꿈에서 깬 것 같아요;;

BRGHunter 2018.04.19 18:11:08

1. 이번 메리엇 사태를 겪으면서 감사하게도 이 복잡한 상황을 정리해서 글 올려주시는 여러 분들의 정성스런 게시물을 읽으면서 뭔가 잠이 확 깨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작년에는 1년 간의 숙박을 가능한 한 SPG 에서 해보겠다고 다소 무리해서까지 퐁당퐁당도 하고 동선이 안 맞는데 굳이 SPG 계열 호텔에 가서 자고 그랬답니다. 그래도 BRG 잘 받아주는 SPG 덕분에 돈도 계획했던 것보다 많이 아끼고... 결국 플랫에는 실패했지만 처음으로 골드 회원도 되고 그랬습니다.

 

2. 오랜만에 아멕스에 접속해보니 Hotels.com 기카 딜이 올라왔더라구요. 

예전 같았으면 Hotels.com 같은 소위 third party 는 관심도 가지지 않았을텐데, 제 아내와 제 계정 모두에 기카 딜이 들어온 걸 보고 주섬주섬 다 넣어두었습니다. 그러면서 Hotels.com 에 가서 찾아보는데, SPG/메리엇/힐튼/하얏/IHG 계열 외에도 참 좋은 호텔들이 많더라구요. 마침 요새 여름 휴가 계획을 짜던 중이여서 좀 더 살펴보니 저희가 생각한 여행지에 The Langham 이라는 호텔이 눈에 띕니다. 뭔가 가격이 그 호텔의 급에 비해 저렴한 것 같아서 그들 공홈과 비교해보고 BRG 를 넣었습니다. 불과 하루 만에 매우 친절하게 답변이 와서 확 더 저렴해진 가격으로 예약을 변경해주었습니다. 일을 저질러놓고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저는 처음 들어본 호텔이었는데 이 호텔이 제법 큰 체인인데다가 각종 리뷰에는 칭찬이 자자합니다. 구글 이미지로 내부 사진을 보니, 호텔이 정말 근사하네요.

 

3. 또, 올 가을에 학회가 있던 게 생각났습니다. 학회 홈페이지 가서 보니, 학회 장소가 메리엇 호텔인데 학회 프로모 코드를 넣고 싸게 했는데도 조식 포함 1박에 세금까지 하면 300불이 넘습니다. 헐... 내친 김에 trivago 에 들어가 같은 호텔을 검색해보았습니다. CancelOn 이라는 third party 에서 조식 포함/high floor/view 까지 해서 1박에 세금까지 210불입니다. 평소라면 BRG 할 타이밍입니다. 헌데 지난 번에 CancelOn 은 BRG (메리엇에서는 LNF 라고 하더군요) 했을 때 안 받아준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냥 1박 210불 짜리로 결제합니다. 메리엇 공홈에서 하면 숙박으로 쌓여서 티어 얻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저처럼 1년 동안이라고 해봤자 학회 몇 번 다니고 여름 휴가 정도나 가는 사람은 숙박(+a)으로 절대 도달하지 못할 높은 티어가 저렇게 많이 생겨버렸는데... 이제는 그저 싼 게 장땡입니다.

 
4. "아니 내가 작년에 왜 그랬지... 왜 굳이 가는 동네마다 다른 좋은 호텔들도 많았는데 특정 계열에 가서 묵겠다고 그 시간/에너지를 썼던가..." 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5. 이번 사태 덕분에 앞으로 여행/학회 다니게 될 때 지금까지보다 다양한 호텔을 어쩌면 더 저렴하게 경험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최소한 당분간은 티어 쌓는다고 특정 호텔 체인을 고집하는 일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제가 작년에 했던 것처럼 -- 그리고 작년에는 플랫 달성에 실패한 만큼 올해는 꼭 플랫까지 가보자 -- 계획했었는데 마치 꿈에서 깬 것처럼 그 생각이 없어졌습니다. 뭔가 속박에서 풀려난 듯한 신기한 기분입니다. 아무도 저를 옥죄고 있지 않았는데 말이죠.
 
6. 이제 다시 아멕스 홈페이지로 Hotels.com 기카 결제하러 들어가야겠습니다. 새로운 호텔 찾아보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