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첫 준비. 40도를 육박하던 출국 전날 처가 종로에 가서 반지 두개를 사왔다.
결혼 전 맞춘 커플링이 닳아 채칼이 됏다. 세수할 때 번번이 얼굴살을 도려냈던 터다.
출국 당일 아침에 부칠 짐만 들고 서울역 공항터미널에서 출국 수속을 밟았다. 아시아나 타니 이런 호사를.
짐 태그를 하나 써서 제 몸에 달은 2호를 데리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여행길 마지막 짜장면으로 점심을 떼웠다.
내년 다시 올 집. 식당은 작고 가격은 저렴했지만 주문한 메뉴마다 실망스럽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고 인사를 나눈 뒤 서울역 행 버스에 올랐다.
늦은 오후 다시 온 서울역, 공항철도로 가야 한다.
늘 일반 전철을 타고 가던 공항, 직통열차로 한번에 간다.
시간도 넉넉해 전철도 괜찮은데
도심공항터미널 이용 조건이라 '호강'하며 갔다.
공항역에 내려 오르며 나는 역사로 스며든 햇빛에 넉을 뺐고,
아이들은 '스피와 나르'에 눈길을 빼앗겼다.
역을 나서마자 달려간 보증금 환급기, 표 넣고 500원 빼 먹는 맛이 쏠쏠한가 보다.
두달 한국에 머물면서 수차례 들락거린 인천공항. 아이들도 익숙하고 태연하다.
도심공항터미널 이용 보너스를 찾아 먹으러 간다.
긴줄 안서고 승무원이 다니던 '쪽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난생 처음 와 본 면세품인도장. 가는 길도 늘 여행 길이어서 쇼핑할 일 없었는데 이번엔 처가 뭐 좀 샀다.
면세품을 받고 후다닥 공항라운지로 가는 처. 라운지 이용 쿠폰이 하나 남았다.
얼추 1시간, 이제 그정도는 별것 아닌 아이들이 게이트 앞에 자리 잡고 앉았다.
예정 시간을 넘겨 이륙했다. 우연인지 여행기간 네번의 아시아나가 전부 늦게 떴다.
팔받이가 올라가지 않는다. 둘이 포개면 누워잘 수 있는데...
제법 쌩쌩한 얼굴로 시카고 공항에 도착했지만 탑승 짐검사에 시간이 걸렸다.
뒤늦게 들어 온 처가 면세품을 일일이 뜯어 다시 검사했다고 한다.
터미널을 오가던 기차가 중단됐다. 임시로 설치된 셔츨 버스 정류장은 한가했지만 차는 꽉차서 다녔다.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해 대기. 지루한 표정의 3호.
카메라를 빼앗아 여기저기 찍었다. 구도며 앵글이 제법 안정감 있다. .
3호, 다음 여행땐 조수로 두고 써야겠다.
고속버스 만한 비행기에 올랐다. 여전히 책을 놓지 않는 1, 2 호와 달리
음료수를 먹고 컵과 내프킨으로 공작놀이 하는 3호.
동네 공항에 내렸다. 한가했다. 이제서야 시골(?) 우리집에 왔다는 실감.
자정을 넘겨 집에 도착했지만 시차로 여전히 잠잘 생각 없는 1, 2, 3호.
일단 싸온 떡볶이 하나 풀어 보고. 티 스푼으로 공짜 국물만 한없이 퍼먹던 기억이 나뿐만은 아니었나 보다.
다음날, 마지막 식구(?) 도착했다. 전날 삼천포로 갔던 가방. 이제 다 모였으니 짐 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