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하러 들어간 쇼핑몰은 그림을 홍보하는 여직원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채워졌다.
현대화된 분위기의 식당, 전통의 맛에선 벗어나 현대화된 중국 음식을 판다고 한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사이 커튼 뒤로 숨었다 나타나며 시선을 끄는 에벌린
자리에 앉아선 연주하 듯 피리를 불어댄다.
그걸 본 3호가 제 피리를 목에 걸어 달라고 한다.
에벌린의 엄마 루시는 이곳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친다고 한다.
음식이 나왔다. 아이들 시선 끄는 감자튀김. 고개를 돌리고 손만 내미는 3호.
에벌린과 손이라도 닿았는지 쑥스러운 듯한 표정의 3호.
야무지게 음식을 먹는 에벌린
배도 차고 분위기가 익숙해졌는지 장난을 치기 시작하는 에벨린과 3호.
식사를 마치고 쇼핑몰을 둘러 인형보고 주저 앉은 아이들.
에벌린은 푹신한 의자에 앉아 누웠다.
딸이라 그런가 싶게 우리 아이들에게 볼 수 없던 면모.
연이어 귀여움 발산.
그저 자기네들 재밌다고 웃어재끼는 무심한 1, 2, 3호.
3호에게 에벌린 좀 챙겨 보라니 자기가 기린에 앉아 버린다.
조립식 장난감인양 보는 모형은 아파트 홍보물이다. 이곳도 부동산 개발이 한창인 듯.
그럭저럭 재밌게 놀고 쇼핑몰을 나올 때 낮잠 못잔 에벌린이 피곤해 한다.
할 수 없이 다음 일정은 우리끼리,
에벌린 엄마가 사준 피리를 힘차게 불며.
사오싱(绍兴))박물관"에 왔다. 크진 않지만 깔끔하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돌로 만든 화살촉. 문득 내가 이걸 길바닥에서 본들 보물임을 알아 채지 못했을 거란 생각.
유물 앞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는 1, 2, 3호.
월나라 왕이란다. 기원전 수백년 전 인물이며 의상이 고증은 됐을까.
항저우에서 본 유적의 모사품이 있다. 그걸 알아챈 2호.
나름 흥미로운 것을 본 듯한 표정.
난 손잡이를 한번 말은 가위에 감탄했다.
아마도 이 박물관의 최고 유물은 이 칼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박물관 입구를 장식한 커다란 조형물이 바로 칼이었다.
그리고 주둥이를 요란하게 장식한 항아리도 흥미로웠다.
2호가 셋중 가장 진지하고 흥미롭게 유물들을 구경했다.
전시장 벽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 왠지 박물관 반 미술관 반 같은 내 느낌이 맞았구나 싶었다.
무게가 느껴지는 박물관은 아니었지만 이것저것 잘 섞어놔서 아이들도 지루하지 않게 구경했다.
박물관을 나서니 더운 기운이 훅하고 닥친다. 어디 시원한데 가서 차나 한잔했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중국은 10년 사이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벽도 문도 없던 화장실이며 해만 지면 파자마를 입고 동네를 활보하던 사람들이 그립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