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미국의 팁문화가 너무 싫습니다

헐퀴 2018.08.10 14:52:06

전 미국의 팁 문화가 느무느무 싫어요

 

미국에 온지 이제 10년이 거의 다 돼가고, 아마도 은퇴 후에도 주 거주지는 미국이 될 것 같지만 그래도 미국이 꺼려지는 이유를 꼽으라면 유명한 의료 문제, 총기 문제와 함께 팁 문화를 들고 싶을 정도입니다. ㅠㅠ 식당이나 미용실, 호텔 valet, housekeeping 서비스 등처럼 기준도 잘 알려져 있고 익숙한 것들은 그러려니 합니다. 근데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팁 고민 때문에 소비되는 정신적 에너지와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을 때 뒤따라오는 guilty나 awkard함이 짜증나요.

 

이번에 마우이 여행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팁 요청을 받았습니다. Ziplining을 하고 나서 한번, Luau 끝나고 나서 다시 한번 (이건 생각해보면 비록 뷔페지만 식사가 들어갔으니 어느 정도는 예상 가능했었네요) 두번 다 어리둥절해서 팁을 안 주고 돌아왔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zipline guide들은 거의 팁 수입에 의존하다며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팁을 안 주면 아주 매너없고 몰상식한 사람 취급을 하는 분위기더군요. 아니, 누군가를 욕하려면 어차피 별 서비스 질 향상 효과도 없(다는 걸로 알려져있)는 tip에 의존하는 문화를 이용하는 고용주들을 blame해야지 왜 tip 문화의 희생자들끼리 서로 탓하고 난리랍니까? ㅠㅠ 그냥 팁 추가분에 부가세, 소득세 감안한 금액 만큼 상품 요금도 올리고, 깔끔하게 팁 고민 없이 여행이나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정말 extra mile을 갔다고 느낄 때에만 자발적으로 주구요.

 

그러고 보니 take out이나 self service 하는 소규모 음식점, 푸드 트럭도 이제 뭐 100% 팁 jar가 있거나 square 단말 등에서 tip 선택을 요구하던데, 이런 것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런 곳에서도 팁 주자니 왠지 호구 잡히는 느낌이고 (심지어 owner 혼자하는 푸드 트럭에 왜?!) 안 주자니 왠지 시선이 신경쓰이고... 쩝쩝...

 

어차피 바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심지어 갈수록 더 심해지는 느낌?) 그냥 넋두리성 잡담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