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블럭 벽지

오하이오 2018.08.19 23: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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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라면 어디나 있을 법한 엄마 집 뒤쪽 베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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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처럼 쓰인 터라 바닥이 많이 상했고 벽도 더러웠다. 온 김에 고쳐 보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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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부딪힌 난관. 냉장고 폭이 정확히 문틈과 일치, 애를 써도 혼자 맞춰 빼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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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끙끙대다 냉장고 문을 뜯기로 했다. 먼저 위쪽 고리를 풀어 문을 들어 올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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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문과 아랫문 연결 고리가 나오고, 이를 들면 아랫문도 빼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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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은 '접착식 데코타일', 접착제를 바를 필요 없이 바로 잘라서 붙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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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다 깐 뒤 벽은 '폼블럭'으로 장식하기로 했다. 겸사겸사 단열효과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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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도 계획한 만큼 다 붙였다. 폼블럭에도 접착제가 붙어 있어 힘이 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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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폼블럭 접착력은 믿을만 하진 못했다. 구석마다 실리콘을 둘러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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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혼자 쓰는데 예뻐 뭐할 거냐며 놔두라시던 엄마가 보시고 신혼 방 같다며 좋아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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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힘든 게 없었는데 아침에 시작한 일이 자정을 넘겨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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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낸 냉장고를 이틈으로 다시 넣진 않는다. 25년은 쓰셨다. 조금 작은 걸로 하나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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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벽 보면서 혼자 식사하시는 게 마음에 걸렸는데 한시름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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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되니 거실 마루가 더 낡아 보인다. "엄마, 내년에 와선 거실까지 다 깔아버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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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청소를 마치고 불을 붙여 봤다. 이런! '난연블럭'이라고 돈 더 주고 샀는데 활활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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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달리 서울에서 DIY 일을 하는 건 참 쉽습니다.
물론 쓰던 공구가 없어 애를 먹긴 합니다만
도구가 없으면 없는 대로 할만한 재료가 많더라고요.
그리고 가격도 싸서 부담 없이 시도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장판이나 한국에서 '데코타일'이라고 부르는 점착식 장판은
미국에 비해 가격이 반의반도 안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폼블럭은 시공이 편하고 일반 벽지보다 느낌도 좋아서
미국에서도 써볼까 하고 가져오려고 했는데
막판에 불타는 거 보고 보류했습니다.
어린아이들도 있고 또 저흰 초도 자주 태우거든요. 
 
데코타일과 폼블럭,  즐겁고 보람있는 시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