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왔다. 좀 쉬고 싶어 배달이 늦었으면 했는데 역시나 이틀만에 칼 같이 왔다.
벼르다 벼르다 주문한 레인지 후드(Range Hood)를 달려고 한다.
쓰던게 고장나서 급하게 싼거 사다 달아 놓고는 몇년이 흘렀다.
바람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 190 CFM, 새로 산게 550 CFM, 세기는 커지고 소음은 줄길 기대한다.
설치 전 메뉴얼을 읽어 보는데 글씨는 작고 내용도 부실해 들여다 보다 말았다.
천상 달려들어 뜯어내고 붙여가며 해결하기로 했다.
이전 것 뜯어낸 자리 위로 반은 족히 뻥 뚫린 찬장.
찬장이 처음부터 뻥 뚫렸던 건 아니다. 그러니까 2013년 12월 말이었다.
필터로 걸러 다시 실내로 내 보내던 음식 냄새와 연기를 밖으로 보내려고 먼저 부엌 천장에 구멍을 냈다.
그리고 2층 마루를 뚫어 부엌과 통하게 했다. 그리고 해(?)를 넘겼다.
새해 폭설 예보에 놀라 부지런히 다시 시작했다. 2층 마루 구멍에 연통을 연결하고,
구멍을 뚫은 지붕과도 이어지게 했다.
그러니까 부엌에서 부터 올라온 연통이 지붕까지 연결됐다.
지붕 구멍에는 눈비와 바람, 새들로 부터 보호할 수 있는 마개를 덮었다.
이날이 정확이 2014년 1월 1일, 신년 초하루에 집안 곳곳에 구멍을 내고 있었다.
그때 쓰던 레인지 후드 겸용 전자레인지. 배출구가 네모난 모양이다.
그래서 찬장 밑바닥에 직사각형 구멍이 생겼다. 위에는 연통 모양의 둥근 구멍.
구멍 뚫은 찬장을 다시 벽에 붙이고 연통을 연결한 뒤, 전자 레인지를 붙여 연결했다.
그리고 두번째 쓰던 후드의 성능이 너무 쳐져 새 걸로 바꾸는 거다. 새거의 배기 구멍이 조금 더 작다.
찬장에 구멍을 더 뚫을 필요는 없다. 대신 조금 작은 연통이 필요하다.
후드는 바로 전원을 연결할 전선이 없다. 그렇다고 별도 선을 보내주지도 않는다.
쓰던 선을 떼어내 연결했다. 원래는 망가진 선풍기 선이었다.
후드를 찬장 아래 고정하기. 볼트를 박고, 홈에 맞춰 넣고 밀어야 하는데 생각 보다 무거워서 한참을 고생했다.
저녁때가 다 되서야 겨우 마쳤다. 처가 함께 하자고 했는데 혼자 했다가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성능 소음 다 만족한다. 전자식 버튼이 신경이 쓰인다. 잘 망가지진 않을까. 일단 걱정 미루고 고기나 굽자!
*
집에서 집 가지고 이 일 저 일 해봤지만
정말 잘 했다 싶은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후드 연통을 단 일 입니다.
아무래도 굽고, 그러다 보면 좀 타고 하는 음식이 많다 보니
기존 필터식 후드로는 감당이 안되더라고요.
처도 마음 편히 음식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성능이 좋다고는 하나 선풍기나 다름 없어 보이는 후드인데
너무 비싸서 저렴한 모델을 샀다가 몇년 고생(?) 했습니다.
고성능 후드 사보니 단순히 선풍기 뒤집은 건 아니었습니다.
바람의 세기는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가격 값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