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두고 굳이 화장대에서 숙제하는 2호. 게다가 자세도 엉뚱해,
카메라를 들이대니, 셔터 소리에 획 돌아보곤 다시 숙제를 한다.
식탁을 차지한 1호는 그나마 낫다. 그런데 애 둘다 굳이 서서...
숙제 없는 1학년 3호, 학교에서 공부한 걸 빼 놓고 쪼그려 앉았다.
그러다 갑자기 폴짝.
그렇게 몇번을 뛰더니, 개구리 점프란다. 말 안해도 알겠다 개구리 같은 녀석아.
1호가 고학년이 되더니 친구도 불러 들였다.
방과후 모여 숙제를 한다더니 노는 것 같다.
정해진 시간 놀고 돌아가는 친구를 1호가 집에 데려다 주러 따라 나갔다.
이번 수요일, 주중 뜬금 없는 학교 자체 휴교였다. 마땅한 대책없어 아침 부터 도서관 행.
한나절 보낼 각오를 했는지 1, 2호가 책을 잔뜩 쌓아놨다.
오늘 하루 생각보다 편안한 하루를 넘길 조짐.
따로 앉아 보던 3호가 어느새 1, 2 호 옆으로 와 앉았다.
순간 순간 키득키득 웃는 걸 보니, 3호도 이제 정말 글을 읽을 줄 알긴 아나 보다.
얌전하게 잘 보낸 오전,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점심은 도너츠로.
꽤 오래 됐음직한 동네 가게 앞에서 기념사진 찍자니 빨리 가서 먹자며 보채는 3호.
올 가을 아이들 일상에 변화가 생겼다. 1, 2, 3호 수영팀에 들어갔다.
딱히 운동에 재주도 없어 보이는데 팀에 들면 부모 일이 산더미라 외면 했는데.
더 이상 동네대학 수영 교습으로 버티기 힘들어 결국 내가 큰 결심했다.
연습 뒤 모여 구호 외치며 끝냈다.
그 사이 해가 짧아져 돌아가는 길이 어두워졌다.
수영 뒤 햄버거로 저녁을 대신하기도 했다.
앉으면 '아빠'를 부르며 말 걸기 바쁘던 아이들, 점점 자기네들끼리 수다가 는다.
나도 꾸준히(?) 운동한다. 토요일 두 세시간 야구 놀이로 운동을 갈음하는 내 일상도 여전하다.
아이들 끼리 학교를 가고 온지 3주가 됐다. 뒷 모습 보는게 익숙해 졌지만,
잘 가는 아이들 괜히 불러 세운다. "왜?" "어, 조심히 잘 가라고!"
구름조차 파란 가을이다. 이제 곧 별것 없는 일상 덕에 넉넉해질 한가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