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조금씩 세긴 했지만 굴뚝에 물이 차서야 수리에 나섰다. 굴뚝 문제라면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것.
빗물 홈톰을 뜯어내고 벽 부터 살폈다.
아래서 굴뚝 꼭대기를 둘러 봤는데 부서진 흔적이 보이지 않아 벽에 혐의를 뒀는데 구멍이 심상치 않다.
이전에 고친 흔적도 보이니까 굴뚝이 아니라 벽 문제일 거라는 확신이 섰다.
빗물 홈통을 다 뜯어냈다.
그리고 벽을 한번 물로 청소하기로 했다.
청소를 하면서 보니 물 샐틈이 더 많이 보였다. 차라리 잘 됐다. 이건 내가 고칠 수 있겠다.
물로 곰팡이를 다 걷어내고 청소를 마쳤다.
물 청소 후 지하실로 내려가 보니 물이 샜다. "얏호! 여기였구나"
벽 틈을 막기 위해 수경시멘트(Hydraulic Cement)를 구매했다. 처음 사봤다.
찰흙처럼 만들어 손으로 붙이면 된다.금방 굳어 조금씩 만들어 써야했다.
벽면 혹은 안쪽 수분을 흡수하면 물러지고, 그 물을 다 흡수해야 굳는 것 같다.
벽이 굳기를 기다리는 동안 지붕도 보수하기로 했다.
지붕 전용 시멘트. 지붕이 겨울 여름 워낙 기온차가 커서 실리콘을 대신 전용 시멘트를 써야할 것 같았다.
일단 지붕과 벽면 틈을 시멘트로 막았다.
이왕 뜯은거 남겨 쓰지도 못해 지붕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썼다. 후드 환기구 주변도 두르고,
마지막 한방울(?)은 닳아 들뜬 슁글 조각을 붙였다.
수경시멘트가 굳기를 기다리는 동안, 이번엔 물청소기를 이용해 뒷쪽 현관 앞 마당을 닦았다.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 괜히 벽이며 담장도 청소하고. 전기에 호스 연결하기가 귀찮아 물청소기 한번 꺼내면 '뽕'을 뽑는다.
아직도 굳지 않았다. 홈통을 펴고 다듬어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시멘트가 다 굳었고, 준비한 방수 도료를 칠했다.
방수 도료를 염두해 두고 물청소를 했다. 나는 붓 대신 분무기를 이용해 칠했다. 더 두껍게 칠해지리라는 기대감을 갖고.
회색의 방수도료가 말라 투명하게 변하기 전까지 홈통 구석구석 틈을 본드로 메우고 붙였다.
홈통을 다시 펴고 나사를 조여 좀 더 튼튼하게 달았다. 그 다음날,
비가 왔다. 그리 큰 비가 아니어서 제대로 수리가 됐는지 가늠하긴 힘들었다.
보수한 벽을 둘러 보는데 통에 물방울이 샜다. 비 그치면 다시 손 좀 봐야겠다 했다.
하지만 다시 손을 보지 못했고 어제 오늘 큰 비가 내렸지만 집에 물이 새지 않았다. 휴!
처는 처대로 청소한다고 바쁘고, 벽 수리에 매달린 주말내내 싱크에 설거지가 가득했던.
*
지난번 드릴펌프( https://www.milemoa.com/bbs/board/5228697 ) 후기에 이어
벽 보수 후기 및 재료 소개했습니다.,
수셩시멘트를 처음 써봤는데 간편하고 성능도 좋았습니다.
보통은 지하실에 물이 새면 구멍 막는 용으로 많이들 쓰는데
외벽에 써도 괜찮은 것 같았어요.
방수도료도 조금 신기할 정도로 방수가 잘 되었습니다.
물방울이 벽면에 스며들지 않고 쪼르륵 미끄러집니다.
다만 얼마나 오래 도료가 붙어 있을지는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