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르네상스의 시작과 번영의 도시 베네치아, 피렌체를 여행하고 나폴리, 로마로 가기 전 며칠 쉬기로 했어요. 원래 계획은 포지타노에서 묵을 예정이었는데 계획을 바꿔 쏘렌토로 갑니다.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 중앙역에서 나폴리 첸트랄레 역 까지는 이딸로, 다시 역에서 힐튼 쏘렌토 팰리스 까지는 택시로 한 시간 정도 (100 유로).
이딸로
지난 번 스페인 여행 때와는 달리 렌터카를 이용하지 않고 대중 교통 수단만 이용하려다 보니 가장 마음에 걸렸던 게 무거운 가방을 들고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었어요. 역이나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택시를 이용하면 되지만 혼잡한 기차역이나 기차 내에서 혹시라도 짐을 잃어버릴까 염려가 되더라고요.베네치아-피렌체 구간과 피렌체-나폴리 구간은 이딸로 클럽으로, 나폴리-로마 구간은 프리마 로 티켓팅 해 두었는데요,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던 같아요. 클럽 티켓의 경우,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클럽 라운지에서 간단한 음료와 wifi 를 제공 받을 수 있었고요, 탑승 후 짐을 놓는 곳이 기차 맨 앞칸 막힌 곳이라 짐 분실 걱정을 덜 수 있었어요. 프리마 티켓은 일부러 좌석을 맨 뒷자리로 예약해서 의자 뒷 공간에 끼어 넣을 수 있었고요.
힐튼 쏘렌토 팰리스
호텔이 바닷가 근처가 아니라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어요. 다이아 대접도 제대로 받았다는 느낌적인 느낌. ㅋㅋ 스윗룸은 아니지만 창문 너머로 바다와 베수비오스 화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방을 주시네요. 게다가 짐을 풀어 놓을 수 있는 옷장이 세 개나 있어서 지내는 동안 무척 편리하더군요. 최근에 레노베이션을 해서 그런지 정말 깨끗하고 좋았어요. 호텔 옥상에 있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의 뷰와 음식도 괜잖았고요. 아, 그리고 아침식사는 풀 부페 레스토랑과 라운지 중 맘대로 고를 수 있다고 하셔서 당연히 풀 부페 레스토랑을 이용했네요.
로비, 레스토랑을 비롯한 호텔 부대시설이 모두 큼직큼직 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쏘렌토 다운타운
호텔에 짐을 풀고 다이아 라운지에서 간단한 식사 후 타소 광장에 나갑니다. 호텔에서 타소 광장으로 가는 길은 약간 경사진 내리막길이고 그리 멀지 않아서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거리는 웬지 고풍스럽고 차분한 분위기라서 마음이 자유로와 짐을 느낍니다. 워낙 다운타운이 고지대에 위치 해 있어서 바닷가 항구로 가려면 낭떠러지 아래로 한참을 내려가야 합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1유로) 필요에 따라 이용 가능하더라고요.
쏘렌토 마리나 그란데
쏘렌토에서 가 본 가장 마음에 드는 항구였는데요 고즈넉한 분위기의 바닷가와 레스토랑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길을 지나다가 정어리 한 접시에 3유로 라고 써 있는 선전 문구를 보고 어느 허름한 식당에 들렸어요. 정어리 한 접시에 생맥주 한 잔씩 하고 나오다 보니 최근에 쏘피아 로렌이 식사 한 곳이라고 써 있네요.
카프리 섬 보트투어
쏘렌토에 머무는 내내 카프리 섬의 날씨가 흐리고 비 온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도착 다음날 아침부터 날씨가 션샤인 이길래 급하게 카프리에 다녀 왔어요. 네, 카프리 푸른동굴을 보고 싶어서요. 그런데 말입니다. 날씨가 좋은 데도 불구하고 동굴 입구가 파도에 막혀 결국 못 들어갔습니다. 또 한 가지, 작은 실수 하나. 카프리 항구에서 출발한 보트가 시계방향으로 섬을 돌아가는데 저흰 왼쪽에 자리를 잡고 앉는 바람에 사진을 찍을 때 마다 사람들 머리가 풍경을 가리더라고요,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그 땐 오른쪽에 앉아야 겠어요.
카프리 다운타운
항구에서 다운타운으로 가는 팻말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간단한 점심식사를 위해서 화살표를 따라갔습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오르막 길. 나중에야 도심으로 가는 버스나 택시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너무 늦었네요. 땀을 뻘뻘 흘리며 도심에 도착, 내려다 보이는 멋진 풍경이 힘들었던 만큼 더욱 아름답게 보이네요. 멋진 뷰를 자랑하는 레스토랑에서 생맥주 한 잔을 곁들인 식사 역시 힘들게 걸어서 올라왔기에 더욱 시원하고 맛있었습니다.
포지타노 호텔 싸이렌
쏘렌토에서 포지타노 까지는 택시로 30분 정도. 만약 여기서 묵는다면 비용에 상관없이, 호텔 위치나 뷰만 고려한다면 호텔 싸이렌이 가장 좋을 듯 하네요. 해변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택시나 마을버스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더라고요. 다이안 레인의 <Under the Tuscan Sun> 에서의 멋진 장면도 이 근처에서 촬영한 듯 싶네요.
Il Capitano
길을 따라 해변으로 내려가는 중 우연히 들른 식당인데요 정작 식사를 하는 테이블보다 간단히 음료를 즐기는 자리가 더 전망이 좋았어요. 저흰 간단히 스파게티와 엔쵸비 튀김을 주문했고요 두 가지 모두 성공적이었어요. 돌이켜 생각 해 보면 이태리 여행 중에 먹은 음식의 80% 이상이 스파게티 와 피자.
해변에서 올려다 본 포지타노.
비탈진 언덕을 따라 나선형으로 일방통행 찻길이 나 있고 경사진 언덕은 건물들로 가득 메워져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 입니다. 내리막은 쉬운데 문제는 오르막 길. 사람들은 포지타노를 ‘낭만의 도시’ 라고 합니다. 그럴지도… 단지 나의 낭만은 해변을 향해 내려 갈 때 뿐 이었어요.
사람들은 하지 말라는 것에 더욱 하고픈 충동을 느끼나 봅니다만 전 이 사진을 찍을 당시엔 정말 몰랐습니다. 촬영금지 표지가 있었다는 것을요…
제가 본 포지타노에 대한 인상은 휴양지 라기 보다는 가파른 언덕과 수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물가가 비싼 화보 촬영지 정도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머무르는 동안 마치 KA 쇼에 출연 중인 느낌이?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면서 잠시 쉬어 가기에는 쏘렌토가 더 좋았던 기억입니다.
포지타노 해변
수영하기엔 너무 파도가 쎄고 물도 그리 맑지 않아 파도 타기 물장난만 하다가 말았어요. 씻을 곳도 마땅치 않고…과연, 나만 불편했던 것 일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