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아침 6시, 잠도 안깬 아이들을 차에 태웠다.
이른 아침 출장 가는 처를 배웅하는 길. 차 한대로 살다 보니 다섯이 함께 다닐 일이 많아졌다.
졸립긴 하겠지만 다시 자기도 애매한 시간, 티비를 틀워줬다.
그러다 잠을 다 깬 아이들, 가방 싸서 학교에 가버렸다.
아이들이 비운 뒷 자리가 어수선하다.
요 며칠 핼러윈 때문에 유난히 뭘 만들고 그리는게 많았던 아이들.
손가락만한 인형에 씌우고 벗기는 마스크도 있다. 나 어릴땐 옷에 장신구 접어 채우는 종이 인형이 있었다.
사탕통을 여니 그만그만하게 접어둔 종이들이 가득하다. 다 3호 거다.
발에 차이는 빨래집게, 들여다 보니 새다. 3호가 사이에 비닐 껴서 날리고 놀았다.
며칠전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리즈 신간이 배달됐다. 약 칠일 생갈때 주려고 챙겨뒀다.
아침을 정리하고 집을 나서는 길, 요 며칠 계속 흐리고 비다.
비에 떨어지고 젖은 낙엽 치울 근심이 앞섰다.
학교를 마친 아이들을 도서관에 데려갔다. 주말 시간 보낼 거리도 챙겨왔다.
모처럼 집안 남자끼리 자는 날. 거실로 이부자리를 내왔다.
멍클리 부터 챙긴 2호. 눈 버린다고 누워서 책보는 걸 기겁할 처가 없다. 즐겨~
엄마 없을 때 잠 안자고 실컷 놀겠다는 3호가 제일 먼저 잠들었다.
1호는 3호가 읽다 잠든 책을 챙겨서 본다.
토요일 아침, 일찍 잠든 3호가 가장 먼저 깼다. 깨자마자 읽던 책을 펼쳐든다.
저녁엔 1, 2, 3호 어른 모임에 꼽사리 껴서 저녁을 해결했다.
일요일, 2호가 자기 호박등을 청설모가 먹는다며 창밖을 가리켰다.
전날 밤에 도착한 처와 이틀만에 다섯 식구 다시 모여 깔깔대며 구경했다.
'방콕' 일요일을 보내고 저녁엔 벽난로 앞에 모였다.
내가 아침엔 와플, 저녁엔 숯불 고기를 쏘기(?)로 했다.
숯을 챙기고 고기를 썰었다.
연기가 빨려 가라고 벽난로에 불을 붙였다.
다섯 식구 좁은 상 주변에 다닥다닥 앉아 익어가는 고기를 쳐다봤다.
입맛 다시는 2호.
고기 익기를 기다리는 3호의 표정은 애처로와 보였다.
드디어 한점 받아 문 3호.
썬 고기에 버섯까지 다 구워 먹고 물었다. "밥 먹을 사람?" 나만? 내 밥 배는 따로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