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오후 학교를 마치고 정전 된 집 대신 동네 도서관으로 갔다.
책만 보는 형들과 달리 놀기가 앞서긴 여전한 3호.
해 져 나가며 책 빌린 아이들에게 불 안들어왔을지도 모르는데 했는데 플래시 켜고 읽겠단다.
전기가 들어왔다. 밥 먹고 과일로 디저트까지 밝은 전등 아래서.
밝은 저녁을 보내고 맞은 토요일 아침은 생일 파티에 초대 받은 3호 때문에 바빴다.
파티장 오락기계에 빠진 3호를 두고 빠져 나왔다.
두어 시간 뒤 데릴러 가니 준 선물 만큼 잔득 받아 들고 나온 3호.
파티를 마침 3호를 데리고 그대로 수영장으로 갔다. 놀리고, 반은 씻길 속셈으로.
처 없이 보내는 마지막 저녁 실컷 놀다 자자고 했다. 3호는 먼저 골아떨어졌다.
자던 3호가 깨서 나왔다. 주섬주섬 감자칩을 먹었다.
잠이 덜 깬 채로 한 봉지 먹고는 다시 자러 갔다.
"엄마 와서 깨끗하면 기분 좋겠지?" 늦잠을 잔 일요일 아침, 청소로 시작했다.
웃고 떠드는 소리에 들여다 보니 그런대로 치워놨다.
그 사이 나도 텐트를 걷고 거실을 치운 뒤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보라고 했다.
만화영화를 고를 줄 알았는데 '미드'다. 또 컸구나!
드라마 보던 2호를 불러 바늘 귀에 실 좀 껴달라고 했다.
고장난 '추리닝' 바지 가랑이 지퍼를 아예 꿰매버렸다.
평범한 월요일을 보내고, 화요일 아침 자동차 바퀴에 바람을 넣었다.
차곡차곡 정해진 만큼 기압을 올렸다.
"이제 가자!" 연휴 전날 수업 빼고 책 가방 대신 여행 배낭을 꾸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