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에 산행에 그만 깜박 잠이 든 사이 처가 지역 명물이라며 바베큐를 포장해 왔다.
잘 먹고, 수영장으로 간 아이들. 처가 다가가자 사육사를 보고 오는 돌고래처럼 달려 든다.
급기야 처가 손 벌려 대니, 머리로 콩콩 치받는 2호와 3호.
잘 놀고 나왔다.
복도를 지나가던 3호, 타올을 펄럭이며 배트맨이란다.
다음날, 땡스기빙 당일 아침, 3호의 생일이다. 눈 뜨자 마자 선물에 손댄다.
며칠 차이로 생일이 이어진 1호와 3호. 파티는 미루고 호텔을 나와 남쪽으로 달렸다.
테네시 주 어디쯤, 가던 길을 멈추고 먼 경치를 바라봤다.
내린 김에 간식도 먹었다.
칩에 살사까지 찍어서 야무지게 한 봉을 다 먹었다.
색맹도 색을 볼 수 있단다. 이런 배려에 미국의 힘을 느끼게 된다.
목적지에 도착했다. 땡스기빙 당일 느낌 아니까, 미리 장을 본 음식도 챙겨 들고 들어갔다.
의례가 된 호텔 '입방식' 기념 사진.
호텔은 강가에 있었다.
짐 풀고 호텔 뒷문으로 이러진 강가 산책로로 향했다.
작지만 깔끔하다.
그리 크지 않은 강이지만 큰 화물선이 강변을 차지하고 있었다.
깔끔하고 환한 도시에 햇살이 더해 눈부셨다.
자전거 길도 잘 놓였다.
공공 자전거 정거장도 많이 보였다.
걷다 쉬다 둘러 본 동네.
작은 마을은 흡사 영화 세트 같기도 했다.
동네를 한 바퀴 도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강이 보이는 집을 늘려가고 있었다.
판에 박은 듯한 집이 건조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도 아기자기하고 환한, 인상 좋은 마을이다.
남부연합기가 드문드문 눈에 띄는 것은 마음에 걸렸다.
산책을 마치고 호텔서 뒷풀이 수다.
처가 저녁을 준비한다. 아뿔싸 부엌이 있는 줄 알았는데, 전자렌지 뿐이지만 기적을 행한다.
저녁 먹고 수영장으로 가서 하루 일정을 마쳤다. 슬쩍 잊은 듯 지나친 3호 생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