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일찍 아침을 먹었다. 머리도 부시시한 채로 웃옷을 두툼하게 입고.
익숙한 경기장이 티비에 비쳤다. 오하이오와 미시건의 대학 미식축구 경기를 앞 둔 날이었다. (오하이오 완승!)
채터누가(Chattanooga)를 떠나기 전에 동네를 한번 더 둘러 보려고 아침을 서둘렀다.
전날 불꽃놀이 구경하러 모인 사람으로 북적 거린 공터가 텅 비었다.
미국의 슬픈 역사, '눈물의 길(Trail of Tears)' 하나가 바로 채터누가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다.
눈물 같았다. 계단을 타고 흐르는 물이 장관으로 여겨지던 전날과 달랐다.
그래도 아이들의 표정은 밝게 담고 싶었다.
이 물이 이렇게 흘러 강으로 간다.
도심에 낯선 모양의 육교가 있다.
나무며 풀과 사람이 함께 쓰는 육교다. 이곳이 애초 언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끊어진 다리는 건물의 지붕이 되었다.
바닥의 모형 철도에는 악보과 가사가 적혀있다. 뭔가 사연 있울 것 같다.
놀이터 암벽을 보고 달려드는 건 역시 3호. 우리집에 힘쓰기 즐기는 유일한 인물.
선착장에 내 놓은 테이블과 의자. 여기서 마시는 차 맛은 어떨지...
호텔로 돌아오는 길 내내 엄마와 수다를 떨던 3호.
'정지!' 앞서가는 1호와 2호를 불러 세웠다.
'얼음땡' 놀이쯤 여긴 3호가 끼어들었다.
재밌어? 아예 자리잡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했다. 그렇게 서너판을 마치고,
세시간 뒤 1, 2, 3호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서 있었다. 추워 바들바들 떨며.
잠시 쉬며 간식을. 6시간30분 걸리는 집까지 바로 가지 않고 중간에 하루 묵어갈 예정이다.
채터누가를 지나다 우연히 본 묘지. 새 하얀 비석이 인상적이라 내렸다.
비석을 보고 전쟁 참가자 묘지라는 걸 알았다.
국립묘지다. 너무나 많은 비석에 놀랐고, 또 크기에 비해 초라한 듯해 놀랐다.
여행중 가장 저렴한 주유소였다. 가득 채우고 달렸다.
목적지 켄터키 렉싱턴(Lexington, KY)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알아서들 음료 마시고 쿠키 빼서 먹으며,
체크인을 마친 처와 함께 주차하고 온 나를 기다렸다.
방에서 바라본 전망은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시내가 훤히 바라도 보이는 창을 배경으로 '입방식'을 치뤘다.
호텔에 도착하면서 부터 아이들이 들떴다. 이날 밤에 아이들이 기다리던 여행의 하일라이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