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풀고 아이들은 수영장으로 갔다.
그 사이 처는 저녁 거리를 포장해 왔다.
수영과 식사를 마치고 1호와 3호의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켰다.
지금 보니 구경하던 2호도 입에 바람을 잔뜩 넣었다.
그 사이 시내에 올린 크리스마스 트리에도 불이 들어 왔다.
이날 점등식 때문에 평소보다 사람이 많이 몰린 거라고 한다.
케이크를 나눠 먹고 호텔 밖으로 나왔다.
이왕 점등한 크리스마스 트리 구경이라도 하자고.
선물 주면 주저 앉을까봐 나들이 다녀와서 열어 보기로 했다.
특별히 다를 것도 없는 크리스마스 트리지만 보고 있으면 늘 마음이 밝아진다.
셔터를 누르며 그 밝은 마음에 소원을 섞어 사진에 담았다.
3호 먼저 돌 기둥에 들어 올려 세우고,
2호도 하나 찍으면서 빌어주고,
1호도. 아이고, 이제보니 촛점이 뒤로 맞았다. 이럴 때 좋은 렌즈 하나 갖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온김에 가로수에 걸린 등도 구경했다.
돌아가는 길에 유난히 통통 거리던 3호.
아이들, 특히 3호에겐 긴 여행의 하일라이트 였을 생일 선물 여는 날.
급한 3호가 먼저 첫번째 선물을 열고, 1, 2호도 호기심을 갖고 구경한다.
나는 킨들을 줬다. 아이들은 킨들 보다 케이스 색깔에 더 관심이 많았다.
1호의 생일 선물은 포켓몬카드. 꽤 많이 모았는데 여전히 좋아한다.
이달의 '베스트선어워드'를 빙자해서 선물을 하나씩 더 줬고 2호도 하나 챙겼다.
처가 준 1호 선물은 수집용 돌 몇개. 그러고보니 포켓몬 카드니 돌이니 모으기를 좋아한다.
3호는 킨들은 팽게치고 엄마가 준 선물로 놀다 잤다.
전날 채터누가(Chattannooga, TN) 소파 펴 짐대 만드니 바로 누워 잠들었다.
모처럼 자는 얼둘 들여다 봤다. 자는 얼굴 많이 찍었는데.. 크니 더 이상 귀엽지 않긴 하다.
식구들이 다 잔다. 북적이던 공원의 사람도 도로의 차도 사라졌다. 여행의 마지막 밤, 페이드 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