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찾는 동네 대학 크리스마스 행사에 갔다.
방학으로 교직원과 학생이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지 못하자 앞 당겨 치르는 성탄 행사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교내 행사가 커지면서 학교만의 행사가 아닌 지역 사회 주요 행사가 됐다.
아이들이 먼저 찾은 재활용품을 이용한 만들기 교실.
이렇게 하나씩 만든 게 고스란히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으로 들어간다.
다 만든 1, 2호가 3호의 마무리를 지켜 보며 기다렸다.
나눠준 휴지심을 반으로 잘라 견본과 다른 자기만의 루돌프까지 2개를 만든 3호.
식사를 구내 식당에서 해결했다. 하루 저녁 준비 수고도 덜었다.
음료로 단맛 나는 주스가 아닌 물을 택한 3호.
여기 오면 뺄 수 없는 모형 기차를 보러갔다.
해를 거듭해도 전시되는 기차엔 변화가 없는데 동호인들은 점점 나이가 들어갔다.
해마다 봤던 기차지만 볼때 마다 새로운지, 움직이던 기차에 눈을 떼지 못한다.
올해로 이 대학 '크리스마스 온 캠퍼스(Christmas on campus)' 행사가 55주년이 됐다.
5년전 50번째 행사는 제법 화려하게 크게 치뤘다. 그때도 기차 구경도 빠뜨리지 않고,
1호 2호가 이 교실 저 교실을 돌며 만들고 그렸다.
2호를 돕는 1호를 보며 뿌듯했던 기억도 있었다.
아이들이 잊지 않고 꼭 가야 한다는 '박스 미로'.
꽤 재밌나 보다. 1, 2, 3호 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몇번을 들아가고 나오고 했다.
요즘 유행을 반영한 새 프로그램도 있었다. 슬라임 만들기.
무엇 무엇을 어찌 어찌 섞어 만들어 물렁물렁해진 물체를 조물락 조물락.
체육관으로 옮겼다. 여기저기 다향한 게임이 있었다.
게임 몇개 하고 나니 2시간30분, 행사 시간이 다 끝났다.
체육관을 나오니 교내를 오가는 기차가 서있다.
늘 긴 줄에 걷고 말았는데, 행사 끝무려인지 잠시 기다리고 탈수 있었다.
몇분 타고 말았는데 가장 재밌었단다. 못 탔으면 아쉬울 번 했다.
주차장 가득한 버스에 시동이 걸렸다. 초대한 저소득층 자녀와 대학생이 일일 결연을 맺고 행사를 함께 한다.
우리도 행사를 마치면서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 섰다.
같은 나무였건만 그때는 그 트리가 한없이 커보였다.
그때 어린 3호가 가기엔 너무 추웠다. 1, 2호가 받아온 50주년 모자와 장신구를 집에서 나눠 썼다.
그랬던 아이들. "자, 이제 가고, 내년에 또 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