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블 출사展 - 1] 겨울의 거리 - Pike Place Market

맥주는블루문 2018.12.20 14:13:54

감사하게도 제 사진을 좋아해 주시는 소수의 마모 회원님들이 용기를 주시기도 했고, 저도 일상에서 계속 사진을 찍고 있고 해서 처음엔 똥칠이님, 24시간님, TheBostonian님의 금요 스페셜들 처럼 매주 금요일마다 사진을 하나씩 올려볼까 생각했다가, 내가 나를 알기에, 아마도 매주 주기적으로 뭔가를 한다는 건 제 자신에게 못 지킬 약속이겠다 싶어서 @shilph 님 존경스럽습니다. 앞으로 몇 번이나 올리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하이오 님 처럼 소소하게 일상 중에 찍은 사진들을 간간이 공유해볼까 합니다. 저는 모델이 되어 줄 1, 2, 3호와 같은 귀요미들이 없어서, 인물 없는 습작들 위주로 나눠볼까 합니다. 

 

나름대로 계속 연재를 해보겠다는 다짐에 넘버링을 붙여봤습니다. 타이틀의 ‘맥블’은 몇몇 회원님들께서 저를 불러주실 때 간편하게 줄여서 불러주시는 이름이구요. 맥심하고 착각하시면 안 됩니다. 귀차니즘에 굴복하지 않고 연재 번호가 혹시라도 100을 넘기는 날이 온다면, 시애틀에 계시는 마모님들께 블루문+안주 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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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e Place Market / Fujifilm X-T2, 16mm, ISO 100, F5.6, 30s, ND filter

매년 이맘때의 Pike Place Market을 제일 좋아합니다. 비가 내리니 사람이 그렇게 많이 붐비지도 않고 연말 분위기 나는 화려한 조명들이 점등을 시작하고, 내린 빗물이 그 조명들을 화려하게 반사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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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e Place Market / Fujifilm X-T2, 56mm, ISO 500, F1.2, 1/125

하지만 오후 5시만 조금 넘어도 하늘이 시커멓게 캄캄해지는 건 아직도 적응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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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e Place Market / Fujifilm X-T2, 56mm, ISO 1250, F1.2, 1/125

비가 오고 해가 금방 지니 상대적으로 길거리가 금방 한가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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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e Place Market / Fujifilm X-T2, 56mm, ISO 250, F1.2, 1/125

이 사람, 모델 아닙니다. 길거리를 무심코 찍다가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후드를 쓰고 바삐 걸음을 옮기던 이 사내가 제 앵글에 걸리면서 마음에 드는 모델이 되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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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ke Place Market / Fujifilm X-T2, 56mm, ISO 640, F1.2, 1/125

커피숍 안의 호두 깎기 인형이 등을 보이며 서 있습니다. 마치 안에 있는 사람들을 지켜주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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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Fujifilm X-T2, 16mm, ISO 640, F1.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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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Fujifilm X-T2, 56mm, ISO 1600, F1.4, 1/125

얼마 전, 집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고 나서 연말 분위기를 돋워 줄 음반을 찾아 다닌 적이 있습니다. 와이프가 Spotify에서 듣던 Charlie Brown Christmas 앨범이 좋겠다며 몇몇 Vinyl 매장들을 돌아다녀 봤지만 구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온라인으로 주문을 해서 받아보니 제가 좋아하는 빨강색의 Vinyl 분위기가 연말과 잘 어울립니다. 옛날 한국에 있을 때 CD로 가지고 있던 앨범인데 이 앨범이 1965년에 방영됐던 짧은 TV Movie의 OST였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어릴때 스누피와 친구들 엽서와 노트, 포스터를 모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imdb에서 프리뷰를 보고 나니 조만간 풀 무비를 한번 봐야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