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눈이 내린다는 주말 토요일은 비로 시작했다.
비가 쌓였던 눈 밭 사이 구멍을 숭숭 냈다.
전날 금요일 저녁 '베스트 선 어워드'로 연휴를 시작했다.
상품을 식탁에 올려 놓자 표정이 바뀐 아이들.
1호는 '스펠링비'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수고했고 좋은 결과를 냈다며 축하했고,
3호는 기말 성적이 전부 올랐다고 축하해줬다.
눈에 보이는 실적(?)이 없지만 지난 한달 꾸중 받은 일이 없던 2호가 이달의 '베스트 선'이 됐다.
시상식이 끝나자 그 자리에 바로 앉아 상품을 뜯어 보는 아이들.
3호는 그간 모은 메카니멀 장난감과 함께 한참을 놀다 잠자리에 들었다.
비로 질척 댄 토요일은 내내 집에서 보낸 아이들에게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각각 고른 케익, 쿠키에 칩 하나씩 놓고 음료수를 부딪히며.
별일 없어도 먹던 음식 놓고, 그저 파티라고 이름만 붙인건데도 즐겁단다.
그릇까지 깨끗이. 3호의 알뜰함.
조촐한 다과에 이어 게임을 했다.
피아노 연습을 하는 1호를 빼고 다퉜다.
게임 끝, 꼴드한 3호가 뒷 정리를 했다.
게임와 피아노 연습이 끝난 뒤, 영화를 보기도 했다.
전날 '노틀담의 곱추'에 이어 오늘은 '휴고', 요즘 파리가 배경은 영화들을 골라서 보고 있다.
일요일 아침 창틀에 눈이 쌓였다. 전날 비가 밤 사이 눈으로 바뀐거다.
앞 집 지붕을 보니 눈이 그리 많이 온 것 같지는 않다 싶었는데,
현관문을 여니 수북한 눈, 제법 많이 왔다.
점심 먹고 나서야 눈을 치우려고 차고 문을 열었다.
삽질 전 맥주 한 병을 눈 구덩이 넣었다.
눈 사이 길을 다 낸 뒤 넣어둔 맥주를 꺼내 들이켰다.
눈 치운 낸 뒤 바로 1호 반 친구 타이키와 동생 줄리아가 놀러왔다.
아마존 AI스피커 알렉사를 두고 둘러 앉아 쉴새없이 말을 건다.
저녁 먹고 1, 2, 3호가 비디오 게임을 한다.. 내가 10년 전에 사서 쓰던 기계를 이젠 아이들이 갖고 논다.
너른 소파 자리에 앚은 2호.
눈 나쁜 1호는 화면 앞으로 바짝 붙어 바닥에 앉았다.
늘 엄마가 앉는 자리는 3호가 차지했다. 피용 피용,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