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전 계획은 제가 세웠지요.
동생은 묵묵히 절 따랏습니다.
그냥 많이 걸을거야~ 내리막길뿐야~
금방 도착해~ 반나절이면 될 껄?
머 한 10마일 되나?
나중엔....
몇몇 차가 지나가고 마음이 이쁘신 노부부께서 태워주셨습니다.
와이오밍에서 오신 은퇴한 지질학자셨어요.
2000피트를 더 올라가서 만피트 정상에 위치한 비지터 센터로.
트레일의 정식 이름은 sliding sands trailhead입니다.
천문관측소도 보이네요.
낮 1시 20분에 트레일을 시작했습니다.
비지터 센터에서 시작해서 빨간 줄을 따라서 가면 주차해 둔 장소까지 딱.
참 쉽지요잉.
비지터 센터에서 보이는 광경.
펼쳐진 장관을 사진으로 담을 수가 없더라구요.
이날 날씨가 참 맑았습니다.
작은 분화구들이 잘 보이네요.
구름도 저 산등성이 중간에만 있구요.
지구가 아닌듯한 풍경.
14마일을 가는데 물이라곤 달랑 12온스 한병씩.
역시 약돌식 서바이벌 게임.
저는 물 잘 안마셔요.
동생도 그렇다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나중엔 제껄로 마지막까지 나눠마셨어요.
내리막길.
29살이랑 36살이라선가요. 고산병이 뭔가요, 암씨롱 않더군요.
우리가 가야할 길이 저 밑에 보입니다.
정상에 오니 날씨가 살짝 추워서(45도정도?) 조끼를 입었지만 금방 벗었습니다.
운동화랑 바지는 금방 모래에 덮힙니다.
가끔씩 벗어서 안쪽 모래를 털어냅니다.
동생이 뭔가 눈치를 챈 듯, 걸음을 엄청 빠르게 걷더군요.
보통 7시간 거리라, 8시 반이나 도착 예정이었습니다.
일몰이 6시니, 두시간은 깜깜한 어둠속을 달빛 받으며 가야합니다.
혹시해서 플래쉬도 챙겨왔었죠.
원래 계획으론 9시 등반해서 4시에 차에 도착이었는데...
내려가서 뭐 좀 먹고 일몰보러 정상으로, 그 후 별구경하기로 했었는데 차 고장으로 조금...바뀌었네요.
은검초라는 희귀종 식물. 오직 여기서만 볼 수 있죠.
잎사귀의 부드러운 은색 털이 인상적입니다.
50년 정도 산다고 알려져 있으며 꽃을 한번만 피우고 죽는다죠.
4마일 지점. 한시간 반정도 걸렸어요.
여기까진 계속 내리막길. 이후는 한동안 평탄한 돌길입니다.
보통 여기까지 오고 다시 오르막길을 돌아들 가지요.
여기까진 가끔 사람을 봤지만 이후는 캠핑장 외엔 아무도 없었다는...
보통 할레아칼라산은 일출때문에 방문하는데요.
새벽 2시부터 드라이브해야 하고 춥고 사람들 많고..
남자들끼리는 좀...나중에 짝꿍이랑 와야죠.
구름이 가까워집니다.
저기 보이는 오르막길은 좀 힘들었어요.
정상에서 보이던 작은 분화구들.
화성배경의 영화들이 떠오릅니다.
뒤따라오는 동생.
누군가의 흔적.
참으로 고요합니다.
5.8마일 남았네요.
4시경.
형이 힘들어보였는지, 가방을 들어줍니다.
이제 좀 친숙한 녹색 식물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즈아!
트렉킹 폴은 블랙다이아몬드 z 입니다. 싸게 샀어요.
그닥 도움이 되는진 잘...이득이 있겠죠?
저 뒤에 보이는 산이 참 멋졌습니다.
카메라 사진이랑 폰사진이랑 뒤죽박죽 올립니다.
산 밑에 위치한 캐빈.
캠핑하던 부부.
화장실이랑 물이 있지만 정수기가 필요하네요.
네네 기러기 한쌍의 등장.
사람을 겁내지 않습니다.
산쪽에 수상쩍은 동굴이 보입니다.
전 이런건 무조건 고!
가파른 입구.
10미터도 안되는 깊이에 아무것도 없네요.
동생아 와서 사진찍어줘~
형이 미안했다...
이때가 5시. 4마일 남았네요.
페이스가 빠릅니다.
평탄한 길.
한동안 걷다가 산 끝까지 도착하자 가파른 오르막길이 시작됩니다.
만피트에서 6600피트로 내려왔다가 이제 8000피트로.
사진으론 가파른 경사가 표현이 안되네요.
펜스도 없는 절벽길을 오르고 또 오릅니다.
사람이라곤 둘 밖에 없습니다.
모퉁이를 돌면 이런 뷰가 펼쳐집니다.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이건 카메라로 다시 찍은 사진.
많이도 올라왔네요.
사진보다 훨 어둡습니다.
일몰이 보이진 않았어요.
산맥의 중간. 안쪽으론 분화구가, 바깥쪽으론 구름이.
양쪽 가파른 절벽 사이의 징검다리 길입니다.
할레아칼라 중 다시 오고싶은 장소.
0.7마일.
힘드네요. 마지막 스퍼트를 쥐어짜 봅니다.
해가 지니 금방 깜깜해 집니다.
결국 이런 길을 30분 가량 올라가고...6시 50분에 도착!
우리 차 말고는 아무도 없네요...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차에서 좀 쉽니다.
동생은 빨리 내려가고 싶은 눈치지만...
계획대로 정상에 가서 별을 보고 사진을 찍자고 합니다.
동생은 차에서 쉬고 저는 혼자 나가봅니다.
반달이 중천에 떳는데 참 밝네요.
은하수가 잘 보이진 않지만 찍어봅니다.
동생 깨워서 차 위에 올려놓고 찍어줍니다.
이때가 밤 9시.
춥고 배고프고, 내려가기로 합니다.
돌아오는 길은 살짝 졸렸지만 제가 끝까지 운전합니다.
호텔 도착하니 11시. 이날은 바나나랑 과자로 대충 때우고 잡니다.
다음날 45분 거리의 다이빙샾을 6:45am까지 가야합니다.
스쿠버다이빙 3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