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산다! 라는 모드로 우리는(아니 저만) 몰로키니섬에 왔습니다.
여긴 스노클링하러 많이 오시는데요, 저도 예전 방문 때 즐겁게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두번에 걸쳐서 잠수합니다.
오늘 바다도 잔잔하고, 바다 한 가운데이니 물도 깨끗하지요.
깊이가 있어 레드필터를 껴도 파랗게 나옵니다.
antler coral. 여러 동물들의 안식처.
선스크린에 들어가는 옥시벤존은 아주 조그만 양이라도 엄청난 산호를 죽일 수 있습니다. 얼굴이 하얗게 되기는 하지만 티타늄 디옥사이드나 징크 옥사이드를 써야하는 이유...긴팔 긴바지 입으시면 더 좋아요.
여기선 물속에 들어가면 딱 들리는게 있습니다.
바로 고래소리.
고음과 저음의 반복, 가끔은 소 울음소리 같기도 한 그 신비로운 소리는 그리스신화의 세이렌처럼 저를 깊은 곳으로 유혹했습니다.
분명 가까이, 저 파란 물 속 어딘가 있는데...하며 홀로 떨어져서 정신없이 계속 잠수했어요.
바닥을 내려가다 마주친 garden eel. 무리가 길쭉한 몸이 해류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정말 바닷속 정원같습니다. 아마 깊은 곳에서 사는 듯한데, 90피트 밑에서만 발견했었어요. 이때도 수심이 88ft.
뒤도 안 돌아보고 혼자 밑으로 간 탓에, 나중에 영상보고 알았지만 우리 그룹 리더가 미친듯이 스틱으로 탱크를 두드렸더군요. 60ft 이하는 안 들어가기로 했거든요.
빨리 올라오시오~
하강 해류 잘못타면 빠져들듯이 밑으로 갈 수도 있다는데. 뭐 세상에 리스크 없이 게인이 있나요.
바닥에 있는 건 해삼. 해삼에 관한 다큐를 흥미롭게 본 기억이 나네요.
longnose butterfly.
snake eel 입니다. 하와이 고유종.
threadfin butterfly.
ornate butterfly.
뒤에 있는 귀엽게 생긴 이녀석. gilded triggerfish male 입니다. 피카소 트리거피쉬(후무후무 누쿠누쿠 아푸아)랑 다 사촌간인데요.
"후무후무"는 이 종을 아우르는 하와이어고, "누쿠 아푸아"는 "돼지주둥이같은" 뜻이에요.
돼지같은 소리를 낸다고 저번화에 설명드렸죠? 이녀석들은 사람도 공격할 수 있어요.
이녀석이 pinktail griggerfish. 꼬리 지느러미가 분홍색인데 깊은 물 속이라 안나오네요. 얘들 헤엄치는게 양 지느러미를 꼭 스페니쉬 댄서가 치마를 접었다 피는 듯 해요.
gilded triggerfish female.
많이들 보시는게 요 black triggerfish. 햇빛에 반짝이는 수면에서 보신다면 숨막히게 이쁜 파란 비늘에 감동하실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산호들. 물고기가 많을 수 밖에요.
저기 보이는 moorish idol에 대한 보충설명을 하자면, 아랍계 사람들을 무어인으로 불렀는데요, 옛부터 이 사람들이 인도양에 살던 요녀석을 성스럽게 여겨서(행복을 가져다준다고)moorish idol 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하와이어로는 "키히키히"
pyramid butterfly.
??
요게 acorn worm 이라는 군요. 꼭 그것(?)처럼 생겨가지구...
crown of thorns. 독 있데요. 치명적 아름다움...
돌맹이를 마주치면서 소리를 내니 이 호기심 많은 녀석이 뭔가하고 다가왔습니다. yellowtail wrasse. 쪼그만 청소부 wrasse랑은 다르게 꽤 큽니다.
whitemouth moray.
도망가는 녀석을 스토킹!
orangeband surgeonfish. 이 녀석들 이름에 궁금증이 생깁니다.
yelloweyed surgeonfish. 얘네들 이름에 서젼이 들어가죠? 왜 일까요?
기억하시나요? orange-spined unicornfish. 다른 이름으로 orange-spined tang입니다.
유니콘피쉬는요, 이 물고기들이 대표적인데요,
뿔때문에 그냥 붙은 별명같은거구요, 전부 서젼피쉬계열.
교회에서 쓰는 물고기 심볼과 비슷하게 생겼네요?
이녀석들 같은 종들입니다. 외과의사가 쓰는 메스 아시죠?
꼬리부분을 자세히 보시면 비슷한 걸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서젼이 들어가네요.
그리고 '탱' 이 들어가는 물고기들, 왜 tang 일까요?
옛날 서구권에서는 칼을 뽑을 때 나는 마찰음을 'tang' 이라는 의성어로 표현했답니다..ㅡ_ㅡ;
무척 날카롭데요. 방어용으로 쓴답니다.
yellow tang 기억하시죠? 서젼피쉬입니다.
대표적으로 '니모를 찾아서'에 나오는 도리가 blue tang 인데요, 꼬리에 같은 걸 가지고 있죠?
꼬리에 이게 있으면 이젠 서젼피쉬인겁니다~
이녀석은 peacock grouper. 외래종. 그루퍼는 진짜 맛잇는 물고기인데...대부분 대형입니다.
다이버는 주위를 잘 돌아봐야 합니다. 뒤를 돌아보니 상어가 다가옵니다. sand bar shark 같은데요. 상어가 알아서 피해가요.
parrotfish. 하와이에서 정말 자주 보이는 물고기. 이녀석은 컬러로 보아 male입니다. 귀를 귀울이면 이녀석들이 끊임없이 산호를 긁어먹는 사각사각하는 소리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동시에 계속 변을 배출하는데요, 이게 알고보면 백사장의 주요 구성물입니다. 산호에 붙어 자라는 조류를 먹고 나머지 산호가루를 배출하는거죠. 한마리가 일년에 일톤의 모래를 생성해 낸다네요.
이 녀석이 적갈색의 female. 한 수컷이 여러 암컷을 거느리는 halem을 구성하지요. 웃긴건 이녀석들 자웅동체라서 알파메일이 사라지면 무리 중 하나가 화려한 블루컬러의 수컷으로 변합니다. 언급은 안했지만 소개된 물고기들 대부분 자웅동체입니다.
처음엔 needlefish인 줄 알았는데, smooth cornetfish입니다.
manybar goatfish입니다. 전에도 고트피쉬는 많이 나왔죠? 얘들 전부 입쪽에 긴 두 수염이 있어서 모래를 뒤지며 먹이활동을 합니다.
peacock razorfish. 뿔이 인상적이네요.
이렇게 아쉽지만 몰로키니 다이빙을 마침니다.
분명 두번의 다이브 중 제가 첫번째 그룹의 첫 입수자였거든요, 27명 중 두번 다 제일 마지막에 나왔습니다.
고프로 촬영하며 가장 깊은 곳도 갔다오고도 말이죠. 최고수심 72, 88ft에 평균 수심이 43, 47ft 에 3100psi 중 500psi 조금 넘게 남았었어요. 52분, 51분 마크했었습니다.
남보다 물 덜먹고 공기 덜 쓰는게 나름 자랑이네요;
고래 구경하느라 점심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바로 앞에 위치한 paia fish market에서 투고했습니다.
Ono 버거.
mahi mahi blackened plates. 맛은 괜찮은 듯. 물고기그릴음식은 그닥 판단이 안서요.
참고로. Ono는 이녀석.
마히마히는 요놈.
오후에는 어제랑 같은 turtle reef의 mala pier에서 두 탱크를 했습니다. 사진은 저번화랑 합쳤어요.
이렇게 다이빙을 무사히(?) 마치고 라하이나로 돌아옵니다.
어제처럼 피곤하지도 않고 생각보다 몸이 괜찮았어요.
라하이나 항구 양쪽으로 이렇게 서핑을 하더군요.
고즈넉한 라하이나항.
시내구경을 조금 하다가 일몰을 봤는데 라나이섬에 가렸어요;
저녁먹으러 라하이나 위 8분 거리의 aloha mixed plate 에 들렸습니다.
식당검색을 하면서 오늘은 맛잇을까? 항상 두려움에 떨었는데요, 진짜 마우이에는 맛집이 별로 없습니다.
미국애들 옐프에 툭하면 좋은 별점을 주는데 믿을거 진심 못됩니다.
분위기 괜찮고 사람도 많습니다만...
피나콜라다 두종류.
맛을 둘째치고 안이 따뜻하지 않은거 보면 미리 만들어둔것 같더군요.
aloha mixed plate. 쇼유치킨, 테리야키 비프, 피쉬. 와...맛없어요. 물고기는 비린내나고...뭘 모르는 미국사람들은 맛잇다고 먹을지 몰라도 저같은 동양인에게는 통하지 않을 맛입니다. 제가 음식을 남기는 일은 거의 없는데...많이, 남겼습니다.
나름 괜찮았던 아니 유일하게 먹을만 했던 mochiko chiken. 간장치킨맛. 맛잇다는건 절대! 아닙니다.
아쉽게 식사를 끝내고 호텔에 돌아옵니다.
이틀 8번의 다이빙을 끝내고 뜨거운 자쿠지에 들어가서 몸을 삭히니 잠이 확 옵니다.
씻고 맥주 한잔 하며 하와이에 건배.
이렇게 이날의 일정을 끝냈습니다.
5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