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주문한 배낭을 하나 받았습니다.
발송했다는 통보에 비해 너무 늦은감이 있었는데,
송장을 보니 제가 주문한 사이트가 영국에 있었나 봅니다.
발송처 주소는 네덜란드로 되어 있었고요.
송장을 보는 순간 미국이 아니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홀쭉한게 이젠 낯설기 까지 해보이는 A4용지네요.
'Osprey Farpoint 40 M/L', 100불에 신규가입시 주던 10불 할인 코드로 90불에 샀습니다.
배송료와 세금이 안 붙으니까 꽤 싸게 샀다고 생각했습니다만,
https://www.chainreactioncycles.com/us/en/osprey-farpoint-40/rp-prod152750
지금(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 붉은색은 제가 살 때와 달리 86불로 내려갔습니다.
이 배낭을 사려고 여기저기 둘러본 것 중에선 가장 싼 가격입니다.(아깝다!)
https://www.amazon.com/dp/B014EBM3KA/
현재 아마존에서는 검은 회색은 160불, 붉은색은 155불입니다.
이건 좀 비싼 것 같고, 좀 찾아 보면 130불대는 정도로 파는 곳이 많았습니다.
어깨 끈은 등쪽 주머니에 담겨 있어 풀면 나옵니다.
물색 전 고려한 몇 가지 필수 사양은 아니지만, 제게 아주 요긴할 것 같습니다.
이 배낭을 사기전 남대문에서 2-3만원 주고 사 15년을 넘게 써온 배낭이 있었습니다.
늘 양손이 편해야 직성이 풀려서 여행엔 항상 배낭만 썼던터라 함께 지구 몇바뀌는 돌았을 겁니다.
단순한 모양이지만 비교적 튼튼했지만 세월을 버텨내진 못했습니다.
지펴가 터져 몇번을 다시 박아 써야 했습니다.
어느순간 무게를 버티지 못한 어깨 끈도 두세번 뜯기고 꿰맸지만,
지난 가을 여행길을 버티지 못하고 또 터져, 이 참에 하나 사자고 벼르다 산겁니다.
그래서 일단 튼튼한 배낭에 중저을 둬서 골랐습니다.
튼튼하다는 리뷰가 많아서 믿었는데 특히 어깨 끈 붙은 데가 튼튼해 보입니다.
두번째는 앞쪽이나 뒷쪽 노트북 컴퓨터를 별도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예전에야 그런 일이 없었는데 요즘 비행기 탈때 컴퓨터를 빼 검사 받고 다시 배낭 안에 쳐 넣는 일이 너무 번거로웠습니다.
가방 전체 크기가 17인치 노트북 컴퓨터에 비해 넉넉해 보였는데,
바같쪽 공간에 내장된 슬리브는 작아서 제 컴퓨터를 넣을 수는 없었습니다.
내장 슬리브에는 15인치 정도까지만 넣을 수 있을 듯해서,
할 수 없이 별도 슬리브를 담고 바깥 주머니에 넣어봤습니다.
다소 아슬아슬하게 보이지만 무리 없이 지퍼가 잠깁니다.
별도 슬리브를 가지고 다니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래도 배낭 안쪽에서 빼고 넣었던 지난 번 보다는 훨씬 편해질 듯 합니다.
세번째는 가능한 크되 기내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크기를 원했습니다.
비행기 탑승시 가능한 짐을 부치지 않는 성향에서 비롯된 요구 사항이었습니다.
제조사가 밝인 배낭 크기가 9, 14, 22 인치.
많은 항공사가 기내 반입을 허락하는 최대 크기와 똑같았습니다.
제가 새 배낭에 요구했던 세가지 이외 부가적으로 얻는 장점입니다.
양쪽 어깨 끈을 주머니에 넣고 어깨에 매는 끈을 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앞서 밝힌대로 비행기나 기타 교통 이용시 선반에 두기 편할 듯 하고
또 가끔이긴 합니다만 배낭을 매고 다니기 어색한 곳에선 이렇게 매면 될 듯 합니다.
아직 여행에 직접 사용하진 않았지만 일단 받아서 만져고 둘러본 결과 만족스럽습니다.
그렇지만 새 배낭이 오면 버리겠다는 옛 배낭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손에 어깨에 익은 물건을 떠나 보내는 아픔이 미련이 발동했습니다.
혼자 다녔던, 처와 다녔던, 아이들과 다녔던 여행이 이 배낭에 고스란히 담긴 듯 해서요.
버리면 그 추억도 날아갈 듯 해서요. 다시 걸어 뒀습니다.
"어깨끈만 다시 꿰매면 쓸 수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