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코맨의 뻘로그 - 제1화

도코 2019.02.10 13:53:35

시차를 미리 극복하기 위해 하루 앞당겨 런던 왔는데, 일요일 하루종일 나갔다 왔지만 저녁되어 혼자 있으니 심심하네요. 그래서 블로그는 아니고 뻘로그 함 나눠봅니다. 

어떤 교훈을 주거나 숨은 의미 전혀 없이, 그냥 한명의 출장러가 삶을 나눈다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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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시간 보내... 맛있는 많이 챙겨 먹고

 

비행기 안에서 아침식사 먹고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는 모습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옆자리에 아무도 없어서 부끄럽지는 않았지만, 아침에 문을 나설 건네준 아내의 말이 머리에 떠오르면서 눈물이 나다니... 내가 이럴까?

 

나는 출장러

 

며칠 전에마일모아라는 한인커뮤니티 사이트에 가입했다

 

왠만한 커뮤니티 웹사이트는 원하면 마음대로 가입할 있지만, 어쩐 영문인지 사이트는 대략 1년에 한번, 것도 24시간만 가입기간을 오픈해서 회원가입을 허락한다. 멤버가입 안하면 글을 수가 없는데, 사이트는 굳이 댓글 안달아도 기존 멤버들의 정보력과 참여도 높은 댓글들을 읽다 보면 많은 생활의 지혜를 얻을 있다그래도 사람심리는 참여하고 싶은 법인지라, 몇달 부터 소위 말하는눈팅 하다가 이번 기회에 1000 넘는 신입동기(?)들과 함께 가입했다

 

많이 달면 주는 것도 아닌데, 며칠내내 신나게 댓글놀이도 하며 즐거운 시간의 연속이었다. 여행관련 토픽은 물론, 재테크, 가정생활, 진로고민을 포함한 다양한 토픽에 대하여 자유롭게 대화를 하고, 꼰대질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서로 자유롭게 고민을 나눌 있는 분위기는 매력적이다. 주인장님이 계속 이런식으로만 운영해줘도 무척 고마울 같다. (물론, 직접 꿀팁 글을 조금만 자주 올리시면 좋겠고, 핑크배경 어떻게...)  

 

엄밀히 말하면 외롭지는 않다. 하지만, 그랬다는 듯이 누군가와 비슷한 고민거리를 나누고 폭넓은 경험담을 통해 나의 시야를 넓고 삶의 통찰력을 깊게 가꿀 있는 사이트의 매력은 실로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여기서 알게 단어: 출장러.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남의 돈으로 여행을 다니는 아무래도 부럽게 생각하던데 내가 그런 출장러님? ㅎㅎ

 

컨설팅 분야는 아니지만, 거의 원하면 아무때나 미국내 출장을 다닐 있는 흔치 않은 직장을 갖고 있다. 해외출장도 1년에 3-4번은 있고 해외출장의 경우 대부분 비즈니스를 타게 되어 마일 모으기에 괜찮은 잡이다아직도 안가본 곳은 많지만, 최소한 출장으로 다녀본 곳이 어느정도 축적되다 보니 여행에 관한 대화에 편하게 끼어들 있는 점은 장점인 같다.

 

출장러가 올해 들어와 출장을 가게 되었다영국과 밀라노 것도 원래는 영국만 가는 건데, 이탈리아 직원과 통화하다가 이때 이때 영국 있을 건데하니 마침내 유럽지역 영업부 회의가 있는데 와서 프레젠테이션 해줄래?라고 해서, ‘ 그래이런 식으로 쉽게 결정해서 만들어낸 출장이다. 내가 생각해도 무슨 부사장이나 임원급이 대화 수준일 같지만, 사실 부사장도 아니고 임원도 아니다. 그냥 회사에서 나를 믿어주는 같다.  (며칠 전에 우연히 알게 사실인데 다른 직원은 부서의 예산절감 문제로 밀라노에 가려다가 못가게 되었다고 해서, , 내가 얼마나 편하게 직장생활 하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이러한 생각이 문득 들었다. 상황이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갈까? 미래는 모르지만, 막연히 예측을 던지자면  올해 안으로 내가 직장을 옮기든지, 아니면 뭔가 다른 작은 변화가 오지 않을까 싶다경제도 2-3 마다 트렌드나 분위기가 바뀌듯이, 2-3년이라는 기간은 직장생활에도 적용되는 같다내가 바꾸고 싶어 지든지, 주변이 나에게 바뀌기를 바라든지.

 

예전에 같은 동료를 봤으면 내심 부러워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오늘의 내가 부럽지 않다. 딱히 어려운 일도 없는데 눈물을 살짝 흘리며 출장을 떠나는 이유는 평소에 똑같은 말을 장난끼 가득 넣어서 말하는데, 오늘은 같은 말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재밌는 시간 보내... 맛있는 많이 챙겨 먹고

 

작년에 아이가 아파서 병원다니고 내가 가야하는 출장 과감히 끊고 몇달이고 옆에 있어준 기억나서 그런 걸까?

 

원래 11월에 갔어야 하는데, 세번 미루는 나를 지켜봐서 그랬을까

 

아이들을 위해 내가 좋아하는 특색있는 음식을 평소에 먹은 미안해서 그럴까?’’

 

설마 며칠전에 출장 가는 유일한 이유는 마일과 포인트 모아서 우리 가정 여행에 보태기 위한거라구라며 아부성 있게 말한게 살짝 불쌍해 보여서 그랬을까?

 

아니면 와이프는 평소대로 장난끼 있게 말했는데, 출장을 안다녀도 충분히 즐겁게 있는 일을 이제 찾고 싶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초라하게 느껴져서 그런걸까?

 

아마 모든 것이 덩어리로 뭉쳐서 눈물의 습격으로 나온 아닌가 싶다

 

모르겠다.

 

확실히 아는게 있다면, 지금 드는 생각은 무사히 일정 마치고 아빠가 사온 선물 찾으며 안길 아이들이 보고 싶다는 정도.

 

와이프도 챙겨줘야지.

 

아무래도 마일과 포인트는 신용카드로 모으는 가장 좋은 방법 같다.

 

2019 2 9

토요일 집에서 뒹굴고 싶지만

새벽부터 올라 비행기 안에서

도코가.

 

P.S.: 인터넷 없이 몇시간 동안 덩그러니 있어야, 비로소 내면의 소리에 기울일 있는 출장의 시간도 나름 의미가 있는 뜻하지 않은 함정.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