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한국 음식, 일본 음식, 극히 개인적

정혜원 2019.02.23 17:08:33

1. 비빔냉면

저는 회냉면 파입니다. 선친 고향이 그쪽이라서 아주 어릴 때 부터 시작했습니다. 그쪽 사람들이 오래전에 가던 집은 오장동과 청계천 곰보집인데 후자는 얼굴에 특징이 있던 사장님께서 오래전에 폐업하고 미국이민을 오셨습니다. 

오장동은 근래들어 새콤하고 단맛이 강해지면서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 예전 과는 맛 자체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속초쪽에 가서 먹어보니 서울보다는 제 입에 잘 맞았습니다

 

2. 떡갈비

제가 좀 초딩 입맛입니다만 담양 떡갈비는 아주 맛있더군요. 외국인에게도 추천합니다. 의정부에도 유명한 집이 있는데 단맛이 강해서 구태여 찾아갈 것 까지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3. 부산 돼지국밥

부산 딸아들의 간지러지는

어데예

소리 만큼이나 돼지국밥을 좋아합니다

술을 거의 안 마시는데 시장통 골목에서 먹어도 먹어도 건더기가 줄지 않는 돼지국밥하고 소주 반병이면 인생이 아름답습니다

 

4. 시장백반

가지수에 치중하고 석쇄갈비는 별도인 중저가 한정식이나 양이 적어 뭘 먹었나 모를 두당 이십만원 정도의 고급 한정식보다 반찬 여덟가지 정도의 팔천원짜리 시장 백반을 좋아합니다. 조미료가 과해서 예민하신 분들은 속이 안좋을 수 있습니다

 

5. 쇼가야끼

일본식 돼지갈비로 생강에 절였다는데 생강맛은 잘 모르겠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여름에만 한정적으로 준비하는 집들이 많습니다. 기린 생맥주와 함께 쇼가야끼를 먹으면 역시 인생이 아름답습니다

 

6. 하카타 라면

후쿠오카 토박이들은 동경의 하카타 라면은 돼지 비린내가 약하다고 하카타 라면의 본래 맛이 아니라고 합니다만 후쿠오카를 못가본 저는 그래도 맛있습니다. 숙주나물과 초절임 생강채를 듬뿍 얹어서 진한 국물을 들이키면 역시 인생이 아름답습니다.

 

7. 전주식 콩나물 해장국

맛있는 음식은 뭔가 몸에 나쁠 것 같고 몸에 좋은 음식은 뭔가 맛이 없을 것 같은데 유일한 예외가 콩나물 해장국입니다. 인덕이 없어서 뜨거운 음식을 잘 못먹는 제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뜨거운 음식입니다. 펄펄끓는 콩나물 해장국에 계란을 넣어서 식혀가면서 먹으면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는 기분입니다. 상당히 간단한 음식으로 보이는데 정작 맛있는 집을 찾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