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네요.
저는 제가 이런 글을 쓰게 될지 정말 몰랐어요. 실례를 무릎쓰고 여쭙습니다.
인생경험이 풍부하신 여러 마모님들의 해박하신 지혜를 나눠주세요.
요즘 절 매우 헷갈리게 하는 친구가 있어요. 하루도 빠짐없이 메세지가 옵니다.
저는 절대 먼저 연락하는 경우가 단 한번도 없었어요. 앞으로도 없을꺼예요.
이 친구는 전혀 지친 내색 없이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매일, 매일매일,
매일매일 연락을 해왔어요. 연락이 오면 저는 아주 성실히 답을 합니다.
하지만 전 너무너무 바쁘고, 먹고 사느라 매우 바쁘고 정신없고,
이런 거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 연락을 먼저 하는 경우는 없었어요.
하지만, 그 친구는 지난 6개월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연락을 해왔어요.
메세지는 주로 "오늘 하루 잘지냈어, 어떻게 보냈어, 만나서 밥 먹을까, 커피 마시자" 인데,
제가 그의 만남 요청에 응한적도 아주 드물어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매일매일 저한테 연락을 하는 친구의 마음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죠.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그의 대답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우린 친구잖아."
응답하라1997 이라는 드라마에서
그냥 친구사이로 지내면 안되냐는 정은지한테
서인국이 막 화를 내죠. "친구? 친구..지랄하네."
남녀사이에 친구란 정말 존재하는 걸까요.
전 "없다" 입니다. 남녀사이에 친구란 존재하지 않아요.
근데, 사람마음이 참 간사하지요. "우린 친구잖아" 이렇게
대답하는 그 사람 마음을 제가 더 흔들고 싶어졌어요.
저한테 고백하게끔 만들고 싶어졌어요. 저도 제가,
왜 이런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단칼에 그 친구를 모질게 끊어내야 하는걸까요.
헷갈리고 복잡합니다. 아, 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