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 마당에 자리 잡고 자갈을 깔고 모래를 뿌린 뒤 벽돌을 하나씩 얹었다.
반듯하고 편편하진 않지만 얼추 쓸만하게는 벽돌이 깔렸다.
깔린 벽돌 위헤 모래와 시멘트를 섞어서 뿌리고 쓸어 틈을 매웠다.
다시 물로 씼어 냈다. 벽돌 틈 사이로 스며든 물이 모래를 잘 굳히길 바라며.
올 1월 싸다 싶어 사두고 추위에 설치할 엄두를 못낸 간이 창고를 이제서야 세우려고 한다.
자리가 다져지자 1호를 불러 조립을 했다.
큰 레고라고 생각하며 된다고 살살 꼬드긴 덕인지 재밌게 달려 들었다.
모양이 조금 갖춰 졌을 때 2호도 달려들었다.
문을 뺀 벽을 다 올리고 지붕은 나 혼자 올려야 했다. (얼른 커라!)
지붕에 문짝을 달자 이번엔 3호가 달려들어 2호와 논다.
손 씻고 나오니 창고에서 놀던 2, 3호가 한찬에 올라 타 논다.
아이들이 열어두고간 창고문을 닫으며 흐믓해 했다. 지난 3개월 숙제같던 일을 마쳤다.
가벼워진 기분에 1, 2, 3호 불러서 산책을 가자고 했다.
제법 따뜻한 날씨지만 선듯 코트를 벗긴 힘들었던 1, 2, 3호.
다음 날은 화창했다. 어제 오늘 사이 수선화가 활짝 폈다.
차고를 창고로 만든 자전거를 창고에 넣었다. 창고 벽도 활용하면 차고 공간이 조금은 더 넉넉해 질 듯하다.
처는 그네에 자리잡고 봄과 책을 함께 즐기고 있다.
날 좋은 건 아이들도 안다. 동네 아이가 놀러왔다.
언제 피나 싶었던 마늘이 싹을 튀우고 줄기도 잔뜩 올렸다.
지난 가을 먹음직한 마늘을 입이 아닌 땅에 넣은지 6개월 만이다.
아직 나무 가지는 앙상하지만 이제 며칠 자고나면 마법 처럼 울창해질 것이다.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