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으로 쓰던 곳의 식탁과 피아노를 들어 냈다.
못질에 구멍난 벽의 홈을 메우고
페인트를 열었다. 준비한 도구는 아주 작은 붓, 작은 붓 그리고 롤러 하나.
먼저 아주 작은 붓으로 몰딩과 닿은 벽의 경계면을 조심스레 칠해 나갔다.
마스킹테이프를 두르는게 귀찮아 바로 칠했는데 시간이 오히려 더 걸리는 듯 하다.
벽면 하나 칠하고 물러나 보면서 나름 깔끔하게 칠했다고 자평했다.
칠은 마쳤지만 마르지 않아 아이들이 부엌에서 다닥다닥 모여 아침을 먹었다.
식당 칠이 마르고 다음엔 거실로 옮겼다.
식당보다 훨씬 넒은 벽면이라 장난도 칠만했다.
색 바뀐 식당을 찾은 첫 손님은 타이키, 간식을 내주고 식탁에 앉히자 일성으로 '쿨' 하단다.
호평에 웃으며 고맙다고는 했지만, 내 속 까지 웃지는 못했다.
곳곳 아이들의 낙서, 반십년을 벼르다 지우는 성취감 보다는 다시 못보는 아쉬움이 앞섰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