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 외곽, 아파트가 빽빽한 신도시에 내렸다.
약속한 호텔 식당에 이르자 니징이 로비에서 우리를 맞았다.
10여 개월 전 니징은 선물을 사서 우리집에 들렸다.
우리 동네 대학에 교환 교수로 와 1년간 우리와 이웃살이를 마감하고 가는 전날이었다.
남편이 기러기 생활을 끝내게 된 안도와 아들의 교육 걱정을 동시에 지니며 니징은 떠났다.
니징이 안내한 방은 한눈에 이 식당 최고의 방인 걸 직감했다.
통유리로 둘러 쌓인 뒤쪽엔 호수가 한눈에 보였다.
대형 식탁 옆엔 묵직한 소파도 있었다.
아이들은 창 밖 풍경을 보는데 정신을 팔았다.
내려다 보니 한쌍 흑고니가 노닌다. 블랙스완을 실제 보기는 처음이다.
식사를 시작했다.먼저 나온 음식은 자스민 꽃으로 무침이다.
맑은 전복죽이다.
연근순이다. 단면 작은 구멍으로 연 뿌리라는 걸 겨우 실감했다.
새끼 손가락 만한 오이에 함께 무쳐진 건 오리혀란다.
갖은 양념을 얹은 조개 요리.
통통하고 바삭한 숙주.
식감은 딱 노가리 같은, 다만 크기가 작은 전 생선은 밀가루 쌈에 싸 먹는다.
바삭한 게 평소 알고 먹던 고사리와 달랐다.
오리 스프, 반으로 잘린 머리가 들어가 있었다.
식사 자리가 끝났다. 처가 더불어 초대한 이들도 모두 만족스러워 했다.
손님들 대표해 처가 밥값을 했다. 니징이 근무하는 대학에서 간단한 강연을 했다.
그간 만든 자연 염색 작품과 자연 타큐멘터리의 제작 과정과 개념을 발표했다.
30 여분여 이야기는 통역을 거치면서 50분으로 늘어났다.
발표를 끝낸 처가 청중과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3개의 질문에 답변을 다 마치고 1시간여 이벤트가 끝났다.
종료의 인사가 끝나자 단상에 올라간 1, 2, 3호.
처가 내내 썼던 마이크가 신기했던 모양이다.
마이크를 끄고 켜며 장난 치던 3호가 켜고 노래를 부른다.
숙소로 돌아오는 전철, 아이들은 엄마의 모습이 무척 자랑스러웠단다.
그래선가 처도 아이들도 저녁 피곤할 법한 발걸음이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