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비가 내렸다. 그렇지 않아도 꽃가루와 먼지를 좀 가라 앉힐 비를 바랐다.
1, 2, 3호에게 외투를 입혀 아침을 먹으러 나섰다.
5년전 그때는 비가 오면 식사를 사다 나르곤 했다, 그레이스를 타고.
그때는 자전거도 하나 샀다. 상표 이름 그대로 그레이스라 불렀다.
다섯 식구 움직일 때면 뒤에 3호를 태우고 자저거를 두고 길 바깥쪽으로 1, 2 호를 세웠다.
이제 더 이상 식사를 사다 나를 필요가 없다. 비 맞으며 제발로 걸어 밥먹고 왔다.
비를 피해 지하로 건물로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낯선 사람 사이 앉기 싫다는 아이들. 서가는 고통(?)을 맛 본 뒤 자리 비면 착착 앉는다.
나들이라고 했지만 시내 까르푸에 장을 보러 왔다.
시식 코너를 지나치지 않는 아이들. 쏘세지 마니아 2호의 행복한 표정.
장 보고 채운 배낭은 1, 2호가 교대로 지고 왔다.
배낭 풀고 그대로 잠옷 갈아입고 침대서 뒹글.
비는 주말을 지나 월요일까지 이어졌다.
처는 튀긴 닭에 감자 튀김을 샀다. 여행 후 처음 먹는 서양(?) 입 맛.
버스타고 내린 곳은 난징 최대 번화가.
처가 15년 전 샀던 빗의 수리를 부탁려고 매장을 찾았다.
주변 백화점 매장에서 A/S 접수를 받는다고 적어준 주소를 들고 나왔다.
물어물어 찾아간 백화점 매장에 가득한 빗.
1, 2, 3호 열매 열린 듯 늘어진 빗에 호기심이 가득.
가던 길 쉬어 앉은 알파벳 의자.
카메라를 대자 서서 제 손으로 글자를 만든 3호.
비가 오르락내리락. 또 다른 백화점으로 옮겼다.
눈길 끄는 백화점 대형 미술관.
난징예술대 졸업 작품전이 열렸다.
학생의 작품이라도 스케일이 큰건 여느 중국 작품과 다르지 않았다.
꼭대기 층 미술관에서 먼저 내려가 손을 흔드는 3호.
또 다른 볼거리. 층마다 미술품이 있다. 마침 처가 좋아하는 오시토모 나라의 작품.
층층의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아래로 아래로 서둘러 내려가는 이유.
레고로 만든 실물크기의 차가 있었다.
매장 한켠에 마련된 레고 블록 체험판(?).
벽에 붙이는 레고라니 생각도 못했다. 아이들은 제 이름 부터 썼다.
올 때는 지하철을. 빗 가게에서 받은 소품을 골똘히 바라보며 제 것을 '찜'하는 3호.
지하철에 내리니 비는 말끔히 그쳤다. 아이들은 펄쩍펄쩍 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