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와 1호가 삿포로로 여행간 뒤 남겨진 2, 3호도 부지런히 놀았다.
더위에 지치면 도서관을 찾았다.
도서관에서 가상현실을 체험한 2호, 아쉽게 3호는 키가 작아 할 수 없단다.
대신 대형 모니터 앞에서 선 3호.
작지만 수시로 뿜어 대는 동네 작은 공원 분수.
중국에서 부터 볼 때 마다 흔들더니 이젠 선수급이 된 듯 하다.
더위에 그대로 수돗물을 마셔댄다.
책 보는 2호 자세는 늘 연구 대상이다.
가끔 저녁 늦게 돌아 다니다 썰렁해진 거리를 걷기도.
그 사이 '처가 여인들'의 사포로 여행이 끝나고 처와 1호는 도쿄로 이동했다.
1호를 부러워 하지 않게 2. 3호를 데리고 어머니와 찜질방에 갔다.
미국에서부터 찜질방 타령을 했던 이유는 놀이방 때문이었다.
땀을 놀이방에서 뺀 2, 3호.
'아이스방'에 데려갔다. 춥다고 엄살을 떠는 3호.
옥상 발 마사지 길. 서 있기도 힘들다더니 선착순 상품을 거니 둘다 뛴다.
찜질은 못하겠다는 2, 3호. 족욕을 권했다. 얼마 후 온 몸에 땀이 나는게 신기하다고 한다.
놀고 씻고 귀가 준비를 마친 뒤 잠시 찜질방 무대서 펼쳐진 공연을 봤다.
전철 안 3호가 '매직스네이크'를 꺼냈다. 제 용돈으로 다이소에서 2천원 주고 사선 틈만 나면 꺼내 논다.
1호는 도쿄에서 책방 가득한 만화책이 뚫어지게 봤단다. 이틀 뒤 같은 반 친구 타이키를 만났다.
타이키도 우리와 비슷한 처지로 방학 동안 도쿄에 있었다. 만남을 주선하려고 처가 1호를 데려 갔다.
우리도 뒤질세라 2, 3호와 함께 올림픽공원에 갔다.
2, 3호가 난생 처음 훌라후프를 돌렸다. 제법 운동이 된다. 돌아가면 하나 사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은근한 경쟁이 발동에 2, 3호를 여기저기 데리고 다녔지만,
처가 떠나고 남은 1, 2, 3호는 평범한 일상에 남겨졌다.
재활용쓰레기 분리수거에 동원(?)됐다. 재밌단다. 3호는 만들게 만다며 쓰레기를 거꾸로 주워왔다.
선선해 지면 각자 기기를 들고 '포켓몬'을 잡으러 다녔다.
산책도 삼아 이곳 저곳 다니다 쉬고 걷고,
다니기 귀찮다는 아이들과 동네 산책하기에는 그만한 유인책도 없었다.
어둑해지면 간식 거리 사서 돌아가며 산책을 마무리 했다.
아침, 마드리드에서 처가 안부를 전했다. 태블릿을 들고 뽀뽀부터 해대는 3호. 막내는 막내다.